尹대통령, 방역·국방 '文정부 때리기' 전면화

"K-방역은 이념 방역", "군에 골병이 들었다"

취임 1주년을 전후해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의 수위가 높아지고 범위가 전면화하는 양상이다.

11일 코로나19 일상 회복을 선언한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는 'K-방역'이라고 말하면서 코로나 방역을 자화자찬했지만, 엄밀히 평가하면 국민들의 자유로운 일상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영업권과 재산권, 의료진의 희생을 담보로 한 정치방역으로,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코로나 발생 초기에 의사협회의 6차례 건의에도 중국인 입국자를 통제하지 않은 것, 신도들의 반발로 부작용이 뻔히 보이는데도 법무부 장관이 대구 신천지 본부에 압수수색하라고 공개 지시한 것, 청와대 및 정부의 컨트롤타워를 전문성이 아니라 이념적 성향을 가진 인사들이 맡은 것" 등을 열거하며 "정치적, 이념적 방역의 문제점으로 제시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문재인 정부의 방역을 맹비판한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중국에서 출발한 모든 입국자에게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의무화했던 현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해선 "대외정책에서도 국민들의 안전과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 정부가 입국자 규제를 했더니 중국도 보복조치를 했지만, 결국 양쪽 다 풀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 기반 방역"이라며 "우리 정부가 개혁을 하려면 과거에 무엇이 문제였는지 정확하게 알고, 이것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국방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도 문재인 정부를 향한 윤 대통령의 발언은 거침없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과거 정부에서는 국군통수권자가 전 세계에 '북한이 비핵화를 할 거니 제재를 풀어달라'고 했다"며 문 전 대통령을 직접 겨눴다.

윤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국방 체계가 어떻게 됐겠나. 결국 군에 골병이 들고 말았다. 정부가 정치이념에 사로잡혀 북핵 위험에서 고개를 돌려버린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비상식적인 것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취임 1년이 지난 시점에도 과거 정부에 책임을 묻는 행태가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측면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중요한 정책 분야에서 개혁 또는 혁신을 하다 보니 저절로 전 정권의 잘못된 점들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워싱턴 선언을 했지만, 그렇다면 '도대체 이전 정권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 도대체 뭘 한 거야'라는 의문이 당연히 들지 않겠나"고 했다. 또한 "한일관계에 민주당이 비판적이지만,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한일관계가 굉장히 중요한데, 그러면 '이전 정부는 뭐 했던 거야' 당연히 이런 의문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듭 "과거 정부의 잘못들 들추려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개혁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과거 정부의 잘못이 드러나는 것"이라며 "앞뒤 선후가 바뀐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국방개혁위 민간위원으로 위촉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김 전 장관보다 더 나은 인물은 찾을 수 없다, 이것이 국방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이 이날 출범식에서 "당장이라도 싸울 수 있는 군이 되도록 준비하는 동시에 작지만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첨단과학기술을 군사작전 개념에 접목하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은 전했다.

김 전 장관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전후해 군 사이버사령부 부대원에게 당시 정부와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댓글 9000여 개를 달게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었다. 2017년 김 전 장관 수사를 지휘한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윤석열 대통령이다.

이후 풀려난 김 전 장관의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여론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인사 기용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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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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