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분신 노동자 유서, 윤석열 정권에 마지막 경고"

"건폭 운운하며 노동자를 폭력배 취급하는 분열의 정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노동절 분신해 목숨을 끊은 건설노동자 양모 씨의 유서에 대해 "분노, 책궁, 연민, 비탄의 심정"을 밝혔다.

이 대표는 4일 SNS에 올린 입장문에서 "사람의 생명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며 "세계10위 경제대국에서 정권의 폭력적 탄압에 노동자는 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가, 이 허망한 죽음 앞에 도대체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분노와 책궁, 연민, 비탄의 심정이 복잡하게 마음을 휘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먹고살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열심히 살았다", "정치의 제물이 되었다"는 고인의 유서 내용을 인용하며 "(이는) 검찰 수사가 정권 입맛에 맞춰 편향되어 있다는 마지막 경고였다"고 규정했다.

이 대표는 "검찰은 건설노조를 상대로 압수수색 13차례에 15명 구속, 950명의 소환조사를 강행했지만,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 주가조작, 전세사기 수사는 도통 감감무소식"이라며 "이게 과연 이 정권이 말하는 공정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 대표는 "사람 잡는 정치, 이제 그만하시라"며 "건설업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해법 대신 '건폭' 운운하며 노동자를 폭력배 취급하는 분열의 정치를 중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참혹한 국정 실패를 노동자 때리기로 눈가림하려는 얄팍한 속임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반인권적인 노동자 탄압에 강력하게 맞서 노동 퇴행을 저지하고 노동존중 사회를 향해서 끊임없이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날 오후 5시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조문 후 취재진과 만나 "결국 국가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수사에 방침을 주고, 그 방침 때문에 과잉 수사로 인해 생긴 일이니 대통령께서 꼭 조문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더 이상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될 국가 때문에 국민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어려운 환경이지만 노동자 여러분께서는 죽지 말고 살아서 싸우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같은날 저녁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빈소를 찾는다. 이정미 대표는 전날 고인의 유서를 전달받고 "고인이 남긴 말씀, 절대 잊지 않겠다"며 "가슴이 무너진다. 유서의 한 말씀 한 말씀에서 고인의 분노와 억울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수사로 인해 주변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을까봐 걱정이 많았다고 하고, 그래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한 고인의 명예회복을 당부했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는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무자비한 노조탄압 수사를 중단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상무위 모두발언에서 "삶을 송두리째 부정당한 고인의 17줄 마지막 심경에 가슴이 무너진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건폭몰이는 노동개혁도, 구악 척결도 아닌 노동조합에 대한 마녀사냥"이라고 성토했다. 이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대통령 국정지지율에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희생돼야 하느냐"면서 "대통령이 직접 유족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강원지부 간부인 고인은 지난 1일 분신하면서 가족, 노동조합, 야권 정당들 앞으로 각 1통씩 총 3통의 유서를 남겼다. 정치권 앞으로 쓴 유서의 수신인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권 원내정당 4곳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간접고용노동 중간착취 제도 개선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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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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