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푸드 에세이] ④노포 기행, 콩으로 만들어진 맛있는 공간 '두부집 둘째딸'

1972년부터 이어온 콩의 맛, 100년이 넘은 서까래 아래서 그 맛을 이어가다.

어느 한 업종을 30년 이상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많은 우여곡절과 난관을 이겨내야 30년 정도 한 가지 일을 하며 장인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이러한 장인정신과 한 업종에 대한 자부심을 기념하기 위해 '백년소공인;을 지정하고 있다.

백년소공인은 15년 이상 한 분야에서 숙련기술에 대해 장인정신을 갖고 꾸준히 사업장을 운영해온 소공인을 선발해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어서 인정받은 소공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백년소공인을 인증 받은 곳은 오랜시간 축적된 기술로 훌륭한 제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 논산 성동식품은 1972년 부터 콩을 이용한 식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 프레시안(문상윤)

이번에 방문한 논산의 ‘두부집둘째딸’은 백년소공인 성동식품의 둘째딸이 운영하는 매장으로 두부공장에서 나온 두부, 콩국물 등을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곳이다.

대를 이어온 두부집답게 모두부조차 예사롭지 않다. 이곳의 매장 대표이자 맹승주 식문화연구소장인 맹승주 대표는 두부 맛의 비결에 대해 “두부는 품질 좋은 선비콩만을 사용하고, 간수에 대한 철저한 관리로 탱글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과 진득한 고소함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 맹승주 두부집둘쨰딸 대표는 요리전문가로 음식의 영양과 맛의 균형을 잘 맞춰 음식을 내고 있다. ⓒ프레시안(문상윤)

두부는 콩으로 만든 식품으로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이며 다양한 조리법을 적용할 수 있는 활용성이 우수한 식재료이다.

두부는 중국이 기원이라는 설도 있지만 정확한 문헌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기원을 밝히기는 어려운 식품이다.

우리나라의 두부에 관한 옛 문헌은 고려의 성리학자 이색(李穡)의 목은집(牧隱集 중  대사구두부내향(大舍求豆腐來餉) 이라는 제목의 시(詩)에 등장을 한다.

그 내용에는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 주어 늙은 몸이 양생하기 더 없이 좋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를 보면 예로부터 두부는 몸에 기운을 돋아주는 음식으로 여겨진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두부는 콩을 물에 불려 만드는데, 온도에 따라 물에 불리는 시간을 달리해야하기 때문에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7~8시간, 온도가 낮은 겨울철에는 24시간 정도 불리는 것이 적당하다.

잘 불은 콩은 분쇄해서 곱게 간 후 거름망을 이용해 비지와 두유로 분리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두유를 충분히 끓인 후 간수를 넣게 되면 콩 단백질이 엉기게 되면서 몽글몽글해진다. 이를 두부 틀이나 채반에 거름망을 얹어 물기를 빼면 우리가 아는 두부가 된다.

두부가 만들어지게 하는 콩 단백질의 응고제는 보통 간수라고 부르는데 이는 염화마그네슘으로 최근에는 황산칼슘을 주성분으로 하는 응고제도 사용하고 있다.

이 응고제는 두부의 맛과 질감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와 사용량이 필요로 한다.

때문에 맹승주 대표는 이 간수의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하고 적절한 비율을 사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이곳의 두부요리도 훌륭하지만 그에 견줄만한 음식이 있다. 바로 고소한 콩 맛이 매력적인  콩국에 국수를 말아 먹는 콩국수이다.

콩국은 적절한 분쇄도와 열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은 콩국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인데 이곳에서는 이를 위해 좋은 콩을 선별해 사용하고 대형 맷돌을 이용해 열발생을 최소화하면서 분쇄를 한다고 한다.

또한 깔끔하면서 감칠맛 도는 맛을 위해 최상품의 소금을 구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들 때문인지 이곳의 콩국은 콩의 텁텁함이 느껴지지 않은 산뜻함이 있지만 맛이 연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은 정도로 진한 콩맛을 내고 있다.

또한 콩 요리들 각각에 맞는 곁들이 음식을 준비해서 콩 요리의 맛을 상승시키고 있다.

두부의 순순함을 느낄 수 있는 순두부에는 양조간장이 아닌 재래 간장에 적절한 양념을 해서 두부의 고소함을 상승시켜주고 있다.

모두부는 은은한 들기름 향이 배어나오는 볶음 김치와 콩과 영양학적으로 궁합이 좋은 미역을 함께 내고, 양념장의 경우 달콤함을 줄 수 있는 맛간장을 사용해 모두부를 재미있게 즐기게 구성되어 있다.

▲두부집둘째딸에서는 재료의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각 요리에 어울리는 양념장을 사용하고 있다.  모두부에는 달콤한 맛을 내는 맛간장을 사용하고 두부의 순수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순두부에는 재래식 간장을 이용해 깔끔한 맛을 내고 있다. ⓒ프레시안(문상윤)

또한 각 음식들의 맛을 잡아주는 김치와 피클의 경우에도 음식연구가인 맹승주 대표가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맛의 균형을 잘 만들어내고 있다.

오래된 집은 그 유지의 비결이 항상 있다. 이곳의 비결은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려는 노력과 이를 실천하는 성실함이 그 비결로 보여진다. 

맹승주 대표는 "두부를 이용해 맛을 내는 양념장을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 양념장에는 논산 특산품을 이용해 맛을 내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 또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양념장을 개발해 어디서든 간편하게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즐길 수 있게 하고 싶다" 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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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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