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인 3명 중 1명이 학대 경험' 연구가 말도 안된다고요?

[372명 해외입양인들의 진실 찾기] 입양인 당사자 운동에 대한 백래시

지난해 가을 372명의 해외입양인들이 한국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에 해외입양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고, 진실화해위는 그해 12월 8일 이들 중 34명에 대한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 기관에서 해외입양에 대한 조사는 처음 있는 일이다. 

현재 국회에서도 해외입양과 관련된 법안 3건이 계류 중이다. (김성주 의원 대표 발의 '국제입양법안', 남윤인순 의원 대표 발의 '국제입양에 관한 법안', 김미애 의원 대표 발의 '국제입양에 관한 법안)

이처럼 해외입양인들의 당사자 운동을 통해 해외입양과 관련된 법과 제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외입양기관, 일부 입양부모와 입양 당사자들이 이런 움직임이 "해외입양에 대한 편견을 부추긴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표적으로 "해외입양이 신의 은총"이라고 주장하며 한인입양홍보회(MPAK)를 설립한 스티브 모리슨 미 우주항공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월 국회에서 발표된 <해외입양인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통한 인권보장 방안 연구>(연구책임자 : 노혜련, 공동연구원 : 김재민 소라미 신필식 이태인 한분영, 보조연구원 : 박혜진 전세희)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연구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지원했다. 

모리스 씨는 이 연구에 대해 "자신들의 아이들을 양육하고 사랑하기 위해 애쓰는 입양 부모들을 악마화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이 연구가 애초에 "해외입양은 중단시키기 위해"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모리스 씨는 내달 10일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 주최하고 전국입양가족연대에서 주관하고 홀트아동복지회 관계자 등이 참가하는 토론회에서도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진실화해위원회에 해외입양 과정에 있어서 인권 침해 관련 조사를 요청한 입양인들이 모리스 씨와 일부 입양부모들의 '백래시'에 대해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이번 주 '372명 해외입양인들의 진실 찾기'는 이 성명을 게재하기로 했다. (편집자주)

우리는 한국계 미국인 입양인 스티브 모리슨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해외 입양인의 인권을 조사하기 위해 수행된 연구에 대해 언급한 것에 큰 슬픔과 유감을 표합니다. 이 연구 결과는 올해 2월 국회(토론회)에서 발표됐습니다.

연구 결론 중 가장 놀라운 것 중 하나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국 입양인의 33% 이상이 (입양된 가정에서) 학대를 경험했으며 입양되지 않은 또래보다 성적 학대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9배 더 높았다는 것입니다.

(해당 설문조사에 응한 전체 입양인(658명) 중 33.5%인 217명이 입양 가정에서 학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신체적 학대를 경험했다고 답한 입양인들은 전체의 21.6%(142명), 정서적 학대를 경험한 입양인들은 28.9%(190명)에 달했다. 방임을 경험한 입양인들은 17.2%(113명), 성적 학대를 경험했다는 입양인들도 전체의 13.5%(89명)나 됐다. 편집자주)

모리슨 씨는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이러한 결과를 일축하고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학자들이 최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신중하게 수행한 조사의 신빙성을 폄하하고 있으며, 이 학자들이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의 소셜미디어에서의 반응은 해석의 여지를 남기지 않으며 입양 가족 내에서 성적 학대를 포함해 학대의 희생자가 된 많은 입양인들에게 극도로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 (해외로 입양된 한국 출신 입양인들로 구성된) OKRG 단체들은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상 규명 요청서를 제출한 재외동포 입양인들을 대표하여 모리슨 씨의 주장과 발언을 공개적으로 거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 가장 극악무도한 범죄의 대상이 된 입양인들을 대신하여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신체적, 성적 또는 정서적 학대의 피해자와 이러한 민감한 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이 거짓말쟁이와 공상가로 모함될 수 있는 분위기의 조성을 거부합니다.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충격적인 사건을 받아들이는 데 평생이 걸렸습니다. 앞으로 나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나눌 용기를 찾는 데는 수년간의 치료와 큰 회복력이 필요합니다.

인권위 연구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그들을 수치심과 모호함 속으로 다시 침묵시키려는 적극적인 시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리슨 씨가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고 모든 종류의 학대의 피해자와 그의 발언에 깊이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합니다.

자신들을 사랑하고 보호하겠다고 약속한 사람들에 의해 신체적, 정시적 온전함이 침해되는 것을 목격했고, 불법 입양으로 인한 충격적인 경험을 한 전세계의 한국 출신 입양인들을 대표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OKRG- representative of

AUSKRG (Australian Korean Rights Group)

DKRG  (Danish Korean Rights Group)

CAFE (Critical Adoptees Front Europe)

NLKRG (Netherlands Korean Rights Group)

NKRG (Norwegian Korean Rights Group)

SKAN (Swedish Korean Adoptees Network)

▲해외입양인 심층면접조사에서 언급 빈도가 높았던 주제들을 코드 구름 시각화한 모습. ⓒ  해외입양인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통한 인권보장 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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