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반도체' 김 양식을 도심에서?…IT접목 대량생산 '눈 앞'

스마트씨코리아, 전북 부안에 빌딩 내부서 양식 추진…투자 유치 나서

세계적인 슈퍼푸드이자 '바다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김이 육지에서도 양식이 가능해짐에 따라 수산업계와 식품제조, 무역업계 등에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김 육지 양식방식이 해양환경오염을 줄이고 안정적인 김 원초의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수산업 발전방안의 하나로 주목하고 있다.

<프레시안>은 지난 5년간 김 육지 양식을 개발을 주도하고 본격적인 대량 생산을 앞둔 스마트씨코리아 김일준 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과정과 앞으로 계획을 들어봤다. 

▲김일준 스마트씨코리아 대표가 육지 김 양식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프레시안

세계적 슈퍼푸드 김 생산과 한국의 비중

이상한 '검은 종이(Black Paper)'에서 세계적인 슈퍼푸드의 반열에 오른 한국산 김에 대한 세계 식품시장의 반향이 뜨겁다.

해외 수출에 나선지 10여년 만에 김은 수십년간 권좌를 누리던 참치와 김치를 누르고 이제는 'K푸드'의 대표주자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김 수출액은 2022년부터 한국산 농·수산물 수출품목 중 1위에 올랐다. 2018년 5억2556만 달러였던 김 수출액은 지난해 6억5570만달러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기후이상으로 예년 수준의 원초가 생산되지 못한 상황에서도 일군 수출실적에 업계 내부에서도 깜짝 놀란 반응을 내놓고 있다.

현재 김은 전세계 110개국 이상에 수출되고 있다.

김이 세계적인 슈퍼푸드로 인정을 받는 배경에는 김이 함유하고 있는 다양한 영양분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김은 배추가 가지고 있는 섬유질보다 10배나 더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항산화에 도움을 주는 베타카로틴이 당근의 3배, 철분은 돼지고기의 9배, 칼슘은 우유보다 3배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단백질 함량이 40%에 달하고 필수 아미노산 8가지도 모두 가지고 있다.

김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배경에는 일본과 중국의 관광객들이 국내에서 관광을 마친 뒤 귀국하면서 구매해 가면서 점차 확대됐다. 이어 미국에서 어린이들과 성인들의 간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수출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현재는 미국이 연간 1억4840만 달러 어치를 수입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어 일본(1억1695만달러), 중국 (9632만 달러), 태국(4441만 달러), 러시아(4150만 달러)가 뒤를 잇고 있다.

▲김일준 스마트씨코리아 대표가 육지 김 양식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프레시안

해상 김 양식의 방식과 한계

이처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산 김이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기후변화와 해수 온도의 이상으로 예년에 비해 생산량이 줄어 가공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수요는 넘쳐나는데 원료를 확보하지 못해 수출을 하지 못하자 전국의 양식어가를 찾아 웃돈을 주며 물량확보에 나선 것이다.

해상 김 양식이 주변의 수온이나 바람, 일조량, 기온 등의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생산량 조절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현재의 해상 양식은 스티로폼 재질의 부유물로 그물을 띄워 해면에서 재배하는 '부류식'과 수심이 얕은 곳에서 지주를 심어 김발을 설치하는 '지주식' 등이 있다.

바다양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류식의 경우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수익성이 높지만 일조량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살균처리가 되지 않아 병해충에 약하고 무기산 활성제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환경 오염의 우려가 있다.

지주식은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썰물시에 햇볕을 최대한 쪼일 수 있지만 생산량이 적고 자재비와 인건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두 가지 방식 모두 많은 면적을 차지하며 양식 작업이나 수확에 어려움이 있고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익성이 낮다.  

김 육지 양식의 장점과 시장성

바다양식의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한 대안이 육지 양식 방식이다.

스마트씨코리아는 김양식 거치대라는 특허 구조물을 활용해 최소의 면적에서 최대의 생산량을 일정하게 수확할 수 있다는 점을 최대의 장점으로 꼽는다.

무엇보다도 해양환경에 오염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바닷물의 오염을 제거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이점이 있다고 소개한다.

스마트씨코리아의 육지 양식 방식은 매우 간단하지만 다양한 기술과 오랜 연구결과의 집합이다.

바닷물을 끌어올려 탱크에 저장한 뒤 이물질과 오염물질을 제거한 뒤 김 성장을 촉진하는 전용 영양제와 친환경 소독제를 첨가해 거치대에 물을 분사한다. 영양제와 소독제 또한 이 회사가 갖는 특별한 기술이다.

김양식에 사용된 해수는 다시 수조에 모아져 순환과정을 거치는데 약 2주마다 새로운 물로 교체를 한다.

스마트씨코리아는 이런 방식으로 약 3만평의 바다 양식장 면적을 50평으로 축소시켜 600배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

폭 2m, 길이 40m의 해태망을 김양식거치대에 지그재그로 교차해 걸게되면 면적과 부피를 줄이면서도 김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발상이 과학기술과 결합하면서 양식 성공으로 이어졌다.

스마트씨코리아는 그동안 서울의 한 건물에서 곱창김 양식 생산에 성공했으며 군산 선유도 방파제와 부안의 건물 내부에서도 시험양식에 성공을 거뒀다.

온도와 최적의 빛을 공급하며 김 성장 과정에 맞는 주변 조건을 조절하면 4계절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겨울철에 집중된 바다양식에 비해 연간 생산량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며 일정한 품질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북 부안군 변산면에 위치한 스마트씨코리아의 육지 김 양식 예정 건물.ⓒ프레시안

앞으로의 사업 계획과 김 양식의 미래

스마트씨코리아는 육지양식 기술의 시험재배를 모두 마치고 올해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북 김제시 진봉면에 1200여평의 생산부지를 마련해 생산설비 구축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또 부안 격포해수욕장 인근의 건물을 임대해 지하와 2~4층 연명적 2500평에 김 양식을 위한 거치대 500개를 설치할 계획으로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임대예정인 건물 인근에는 육지양식용 거치대 12개에서 자라고 있는 '김밥용 김'의 성장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스마트씨코리아의 신기술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와 유사한 방식을 소개하며 투자유치에 나서는 사칭 업체도 나타났다.

회사측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해당업체들이 김 양식 사업의 특허권 및 기술 도용, 상표, 자료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악용해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면서 "어떤 업체도 스마트씨코리아의 기술력을 따라올 수 없으며 성공을 거둘 수 없는 만큼 반드시 본사에 문의해달라"고 알리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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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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