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운천 '토사구팽' 논란…"0.8%p차 이긴 尹, 전북 득표율 10프로 올린 鄭을…"

국민의힘 지도부가 최근 4.5재선거 전북 전주을 득표율 부진 등을 이유로 자당 정운천 의원의 전북도당위원장직 사퇴서를 수리키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의원은 전주을 지역 당협위원장 사퇴서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최근 전주을 재선거에서 김경민 후보가 8% 득표율로 5위를 기록한 데 대해 정 의원이 불성실하게 선거에 임한 것 아니냐며 문책성 실태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의원은 책임을 지고 전북도당위원장직을 사퇴했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를 수리키로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불모지 전주 선거 과정에서 10년 이상 고군분투해온 정 의원의 이력을 봤을 때, 재보선 선거 패배 책임을 곧바로 정 의원에게 묻는 게 맞느냐는 여론이 지역에서 일고 있다.

정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전북 전주에서 국민의힘 간판을 걸고 지역구 당선을 만들어낸 이력이 있다. 전북도지사와 2차례의 총선 도전 등 10년 넘는 기간에 세 번째 도전만에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정 의원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18.2% 득표율을 얻었고, 2012년 총선에서 전북 전주을에 출마해 35.79%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낙선했다. 당시 정 의원은 '함거 유세'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16년 총선에서 정 의원은 '쌍발통(두 바퀴) 정치'를 내세우며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 후보로 전주을에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각오"로 출마해 37.53%의 득표율을 받아 배지를 쟁취해 내는 파란을 일으켰다. 전북에서 보수 정당 후보가 얻은 가장 높은 득표율로 기록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대선 전북 득표율도 14.4%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록한 13.2%보다 높은 수치다.

정 의원은 '쌍발통 정치'에 대해 "전북 발전은 야당과 여당이라는 두 개의 바퀴로 굴러갈 때 가능하다. 실종된 정당 정치가 복원되는 것이 '쌍발통 정치'"라고 설명했다. 이정현 전 의원과 함께 보수정당 '서진 정책'의 상징이고, 성과도 만들어냈던 정 의원이기 때문에 지역에서는 정 전 의원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되고 있다. 당 지도부 인사들의 '각종 막말 파문'에 당 지도부가 미온적인 상황과 대비되면서, 정 의원과 같은 '현장 지휘관'을 '희생양'으로 삼는 모양새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지역 언론도 '정운천 책임론'에 비판적인 사설과 기사를 싣고 있다. 

<전라일보>는 사설을 통해 "그렇다고 전주을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역 당협위원장에게 지도록 하는 것은 너무 명분이 없다. 그렇기로 하면 울산시교육감선거 득표율이 지난 대선 때 54.41%보다 낮은 38.05%를 기록하고 울산 남구 역시 58.43%에서 49.30%로 하락한데 따른 책임에서 김 대표 역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서진정책에 힘을 쏟았고 정 의원을 중심으로 한 협치의 지역정치가 지속되면서 그나마 5%대 이상은 지켰음을 오히려 다행스러워 해야 할 만큼 국민의 힘에 대한 민심 풍향계는 '심각한 경고'를 가리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북일보>도 '전주을 당협위원장까지 박탈? 국힘, 정운천에 책임 전가 논란"이라는 기사에서 "지난 2007년 이명박 정부 농림부 장관 시절부터 15년 이상 전북에서 보수 외길을 걸어온 정운천 의원에 대한 대가가 본보기 징계라는 데 대한 논란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며 "정 의원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3.3%에 불과했던 전북 득표율을 20대 대선에서 14.4%로 상승시킨 장본인으로 꼽히는데, 윤 대통령이 0.8%의 득표차로 당선된 것을 감안하면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정운천 의원이 만들어 낸 여야협치, 호남동행 역시 당 지도부가 바뀌면서 완전히 퇴색됐다. 선거패배 당사자인 김경민 후보에 대한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을 마음껏 옮겨 다니면서 출마해온 '정치철새 김경민'이 팀킬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전민일보>도 "'쌍발통' 정운천, 재선거 희생양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 말을 빌려 "차기 총선을 1년 앞두고 전북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와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정 의원을 대신할 인물을 발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면서 "대선을 기점으로 늘어났던 전북지역의 국민의힘 청년당원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보냈다.

▲6.2지방선거에서 'LH 전북 일괄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한나라당 전북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정운천 전 최고위원이 19일 정부의 LH 경남 진주 이전 결정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전북도민에게 사죄했다. 그는 도민에게 사죄하는 의미에서 하얀색 한복을 입고 전주의 관문인 호남제일문 앞에 마련된 함거(죄수를 이송하기 위해 수레 위에 만든 감옥)에 스스로 들어갔다. 2011.5.1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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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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