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식품 방사능 검출률, 지난 5년간 계속 늘었다

검사 수 줄었는데 검출률은 늘어 … "후쿠시마 인근이 오염 수치 월등"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문제가 여야 간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일본산 농수축산물의 방사능 검출률이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5일 시민방사능감시센터·환경운동연합이 공동 발표한 '2022년 일본산 농수축산물 방사능 오염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이 2022년 전체 일본 농수축산 식품의 방사성물질을 검사한 결과 방사성물질 검츌률은 11.5%로 지난해(9.9%)에 비해 1.6%p 증가했다.

지난 2018년 검출률(1.83%)에 비해서는 6배가량 증가했다. 일본 식품의 방사성물질 검출 비율은 해당 년도 이래 지난해까지 꾸준히 증가해왔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2019년이 1.84%로 전년보다 소량 증가했고 2020년은 3.57%로 증가폭이 늘었으며 2021년에 이르러선 9.9%로 폭증했다.

반면 일본 후생노동성이 실시한 식품 검사건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2018년 17만 1925건이었던 검사건수는 2019년 37만6696건까지 늘어났지만, 이후 2020년 13만9713건, 2021년 4만1272건, 올해는 3만6155건으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검사건수가 매년 줄어듦에도 검출률이 증가추세를 보였다.

식품 종류별 방사능 검사 결과를 보면 2022년 기준 수산물에선 5.3%, 농산물에선 21.1%, 축산물에선 2.6%, 야생육에선 29.0%, 가공식품에선 6.3% 유제품에선 0.3%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

개별 검출된 방사성물질의 최댓값이 가장 높았던 품목은 능이버섯이다. 일본 및 한국의 식품안전 기준치(100Bq/kg)의 15배에 이르는 1500Bq(베크렐)/kg의 세슘이 능이버섯에서 검출됐다. 특히 야생 버섯 품목에선 능이버섯(최댓값 1500Bq/kg, 검출률 84.6%)을 제하더라도 송이버섯(최댓값 290Bq/kg, 검출률 7.2%), 버섯류(최댓값 230Bq/kg, 검출률 53.8%) 등에서 세슘 검출량과 검출률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21.1%의 높은 검출률을 보인 농산물 전체로 범위를 확장하면 고비(최댓값 770Bq/kg, 검출률 37%), 두릅나무순(최댓값 370Bq/kg, 검출률 30.6%), 두릅과(최댓값 300Bq/kg, 검출률 63.4%) 등 산나물의 방사성 물질 오염도 여전히 심각했다. 기준치 이상의 사례들보다는 미미(15~20Bq/kg 수준)했지만 호두, 감, 밤, 유자, 생강, 마늘, 감자, 브로콜리 등 일반적으로 자주 소비되는 식품에서도 세슘이 검출됐다.

단체들은 <도쿄신문>이 2022년 5월 후쿠시마 현 하마도리 지역에서 채취한 산나물 중 두릅과에서 최대 1만7493Bq/kg의 세슘이 검출된 일을 두고 “여전히 후생노동성의 검사 결과와 (민간 검사 결과 사이)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농산물 등의 실제 오염정도가 후생노동성의 발표보다도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입금지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후쿠시마 현 포함한 주변 8개 현 농산물의 세슘 검출률은 22%로, 그 외 지역(14%)의 1.5배로 나타났다. 수입금지지역과 그 외 지역 간의 검출률 차이는 가공식품 품목에서 더욱 극명한 수치를 보였는데, 해당 품목의 경우 8개 현(14.7%)과 그 외 지역(1.3%) 간의 검출률 차이가 약 11.3배에 달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세계 물의 날 기념,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캠페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정상회담 과정에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일본 내 언론 보도로 논란이 된 수산물의 경우, 전체 수산물 중 수산물 수입금지 지역 수산물의 방사성물질 검출률은 5.83%, 수입 허용 지역의 검출률은 0.83%로 금지지역 검출률이 약 7배 높게 나와 여전히 수입금지 지역의 세슘 검출률이 높았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곤들메기(최댓값 55Bq/kg, 검출률 49.1%), 산천어(최댓값 170Bq/kg, 검출률 1.2%), 잉어(최댓값 66Bq/kg, 검출률 44.0%), 갈색송어(최댓값 33Bq/kg, 검출률 40%) 등 민물고기에서 주로 세슘이 검출됐다.

단체는 "산림지역에 내려앉은 방사성물질의 제염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비가 오거나 태풍이 오면 산림지역의 방사성물질이 강과 호수로 흘러내리는 재오염"이 발생한 것이라고 원인을 추정했다.

이어 단체는 △세슘 검출이 매년 줄어들고 있던 해수어에서 세슘 검출이 늘어난 점 △2022년 1월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서 300Bq/kg, 1400Bq/kg의 세슘이 검출된 점 등을 들어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로 인한 해수어의 세슘 오염이 안정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해수어의 세슘 오염도)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노동후생성 자료상으론 2022년 후쿠시마 산 해수어에선 한 건도 세슘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후쿠시마를 제외한 미야기, 치바, 이바라키, 이와테, 아오모리 산 해수어에선 검출량이 오히려 늘었다.

단체는 "후쿠시마에서 잡은 해수어의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거나, 후쿠시마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이 예상과 달리 후쿠시마 원전에서 먼 바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다"고 분석하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야생육 품목에서는 지난해 이전에 비해 지난해의 검출률과 오염도가 줄어들었지만, 지난해에도 가장 높은 검출률(29.0%)을 보이며 여전히 오염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멧돼지고기의 경우 최대 850Bq/kg의 세슘이 검출됐고 54.6%의 검출률을 기록했으며, 흑곰고기는 420Bq/kg의 검출 최댓값과 90.3%의 높은 검출률을 기록했다.

지난 5년간 후생노동성의 검사 자료를 분석한 국내단체 활동가들은 특히 "후생노동성이 제공하는 방사성 검사 자료는 조사 설계, 샘플 분석 및 과정에 결함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식품의 정밀 검사와 간이 검사가 뒤섞여 있는 점 △식품 검사 샘플을 선정하는 기준이 제공이 되지 않는 점 등이 조사상의 문제로 제기된다.

결국 일본 정부가 "(일본은) 방사성 오염 식품에 대해 과학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함에도, 수입국 입장에서 이는 "허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이번 검사결과를 두고선 "불확실하게 제공된 데이터만을 가지고도 식품에서의 방사성 물질 오염 증가가 확인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에 강력히 반대하고,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유지·강화를 재확인해야 한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정부에 방사성 오염수의 장기 보관을 요구하고, 국제 공조를 통해 일본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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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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