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소 이후 지지율 상승...공화당 내 대선 후보 중 압도적 1위

기소 이후 첫 여론조사, 응답자의 52%는 "유죄 확정되면 대통령 안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전·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형사 기소된 이후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2일(이하 현지 시각) 야후뉴스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유고브는 지난 3월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가 발표된 당일부터 31일까지 이틀 동안 미국 성인 108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2024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공화당 후보자들 중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 가장 유력한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포함해 잠재적인 공화당 대선 후보들 10명과 대결한 결과 응답자의 52%의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다.

이는 이전 조사에서 44%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8%가 증가한 수치인데, 이전 조사에서 28%의 지지를 받은 드샌티스 주지사는 이번에 21%로 하락했다. 이 두 명의 후보 외에 두 자리 수 지지를 획득한 후보자는 없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드샌티스 주지사와 1대1 대결에서는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는 57%의 지지를 받아 31% 지지에 그친 드샌티스 주지사를 26% 포인트나 앞섰다.

2주 전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 드샌티스 주지사는 39%의 지지를 받은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심지어 2월 조사에서는 드샌티스 주지사가 45%의 지지를 받아 41%의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근소하게 앞서기도 했었다.

이같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형사 기소 이후 급등한 것을 두고 트럼프 및 공화당 지지자들의 결집이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유고브는 이번 여론조사가 트럼프 기소 후 24시간 내에 이뤄졌기 때문에 추후 흐름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유고브는 응답자의 34%만이 트럼프가 기소된 것에 대해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며 이번 결과를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함으로써 기소에 반대한다고 열을 올렸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기소가 실제 2024년 대통령 집무실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지는 분명치 않다"며 "응답자의 5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민주·공화 양당 중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 응답자의 50%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생의 어느 시점에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가 한 번도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응답(25%)의 두 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혐의로 기소됐는지는 불명확하지만 다수의 등록유권자들은 그가 여러 혐의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고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침입, 퇴임 이후 플로리다 마라라고에 있는 자택으로 기밀문서를 가지고 갔다는 것 등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는데, 등록 유권자의 각각 64%, 54%, 71%는 그가 실제 그러한 일들을 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혐의인 '도널드 트럼프가 포르노 스타에 대한 비밀 자금 지급을 숨기기 위해 사업 기록을 위조한 혐의로 기소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42%는 찬성, 39%는 반대, 19%는 확실하지 않다는 응답이 나왔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이 사업 장부를 위조했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45%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26%)보다 훨씬 높게 집계돼 유죄 여부에 대한 판단과 기소에 대한 가치 판단이 다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를 기소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는 '트럼프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라는 응답이 42%, '트럼프에 대한 정치적 편견'이라는 응답이 43%로 집계되는 등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30일(현지시각) 미국 언론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소식을 일제히 알렸다. 사진은 미 CNN 방송 누리집 화면을 갈무리한 것. ⓒCNN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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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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