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는 日언론, 용산은 '韓언론 탓'?…대통령실 "우리 언론이 부화뇌동할 필요 있나" 불쾌감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 나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일본 <교도> 통신 보도와 관련해 대통령실이 "우리 언론이 부화뇌동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도는 일본 측 언론이 했는데, 엉뚱하게도 '한국 언론 탓'을 한 셈이다.

30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교도> 통신 보도 관련 질문에 "일본에서 어떤 이유로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인지, '재탕'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언론이 부화뇌동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오염수에 있어선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단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이를 입증하려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한국 전문가도 포함돼 객관적으로 조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일 강제동원 해법과 관련한 제3자 변제안이라는 "결단"을 내린 후 단 한번도 한국 언론에 이를 설명한 적이 없다. 

'단독 인터뷰'도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 했다. 한국 언론의 공식적 취재 기회가 전혀 없었던데다, 한국의 모든 언론은 한국 대통령의 '대일 외교 구상'과 '입장'을 일본 언론을 인용해 보도할 수밖에 없었다.

윤 대통령의 방일 외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이나 대국민 소통 대신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을 앞에 두고 23분 동안 발언을 쏟아냈다.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지난 16~17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뒷 이야기를 꾸준히 전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일본 언론 보도에 일일이 해명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우리 언론이 부화뇌동 할 필요가 있느냐'고 오히려 한국 언론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상황 인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일보>는 30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경질 배경을 전하면서 대통령실 관계자가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 정상화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정치적 위기를 감수하고 결단을 내렸음에도 외교안보 참모진이 대통령의 뜻을 국민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소통 노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이 국민과 언론에 앞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국민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소통 노력'의 책임을 외교 안보 참모들에게 돌리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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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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