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총선은 '이명박근혜' vs. '문재인'?…누가 더 주목받을까?

전직 대통령 3인 정치 행보 본격화, 총선 영향은?

전직 대통령 3인이 정치 행보에 나서면서 기지개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3.8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선출된 후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예방해 취임 인사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수백억원대 뇌물 수수·횡령 혐의 등으로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 원·추징금 57억8000만 원을 확정받았다. 감옥에 간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특별 사면 복권 결정으로 잔여 형기 14년 6개월, 벌금 82억 원을 면제받았다. 이같은 이력의 이 전 대통령에게 국민의힘 당대표가 직접 사저를 찾아가는 예우를 한 셈이다.

이 전 대통령은 김 대표에게 반말로 "축하해"라고 말했고, 김 대표는 "너무 감사합니다. 많은 성원 보내주셔서 된 것 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하고 한나라당에서 정책조정위원장 등 중책을 맡아 '친이계'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이 전 대통령은 국내 정치에 관한 발언도 했다. 윤 대통령의 '강제동원 해법'인 '제3자 변제안'을 두고 "과감한 제안을 아주 잘 하신 것이다"라고 호평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의 보폭은 더 넓어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날도 따뜻해지고 건강도 좋아지시면 집에만 계실 수는 없지 않느냐. 재임 시절에 했던 사업들이 어떻게 됐는가. 청계천은 서울시장 때 하셨으니까 한번 나들이 가보고, 4대 강도 한번 다녀보고 날 따뜻하면 그렇게 해서 한번 다녀보겠다 그런 것"이라며 "특별한 정치적인 의미는 없다"고 했다.

향후 이 전 대통령의 청계천 방문, 4대강 방문 등의 모습이 언론에 포착될 날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했지만, 이미 윤석열 대통령의 '강제동원 해법'에 힘을 실음으로서 정치적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조만간 본격적인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도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확정받고 5년간 수감생활 후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 사면을 받아 지난해 3월 대구 달성 사저로 돌아왔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영남일보>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미 언론인과 만찬도 가지고 재임 시절 참모들과도 간혹 회동을 한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대통령이 치매에 걸렸다'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는 유언비어를 퍼트린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금처럼 건강이 호전되면 가까운 시일 내 외부 활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 변호사는 "대구에 있는 전통시장도 다니면서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20년 총선 당시 '옥중 서신'을 통해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에 힘을 모아달라"고 선거에 개입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치러진 2022년 지방선거 때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구시장에 출마한 유영하 변호사의 지지를 호소했다. 사면된지 3개월여 만에 정치 개입을 한 것이다. 

그는 "제가 이루고 싶었던 꿈은 다 이루지 못하였지만 못 다한 이러한 꿈들을 저의 고향이자 유 후보의 고향인 이곳 대구에서 유 후보가 저를 대신해 이뤄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는 초라했다. 공천경쟁에서 홍준표 현 대구시장이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로 공천을 받았고, 유영하 변호사는 18%를 득표해 3위에 그쳤다. '박심'이 전과 같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미 정치적 행보의 신호탄을 쏜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도 정치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정당의 두 전직 대통령의 역할에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정치 행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문 전 대통령은 오는 4월 3일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4.3추념일에 제주를 찾아 평화공원 위령제단에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의 단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기도 하는 등, '침묵'을 깨고 있다. 야당 내에서도 내년 총선에 문 전 대통령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주목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명박 전 대통령 ⓒMBC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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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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