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푸드 에세이] ③30년 노포 고집의 맛, 메기구이

고단백 저칼로리 메기, 나른한 봄날 몸을 깨운다!

어느 분야의 일이든 긴 세월을 버티며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음식을 만드는 일은 유행도 많이 타고 식재료 수급에 대한 어려움도 있을 수 있고 건강 문제로 인해 오랜기간 운영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음식 하나로 10년 이상 장사를 해온 곳은 맛집으로 소문이 나지 않았어도 대부분 만족할만한 맛을 보여준다.

또한 10년 이상 장사를 하신 분들을 보면 본인만의 음식에 대한 철학이 확고하여 음식 품질에 대해 타협하지 않고 변하지 않는 맛을 지켜가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기사의 메기구이 또한 고집 센 분이 운영하는 곳으로 옥천에 소재하고 있는 '메기구이전문점' 이라는 상호의 식당이다.

▲ 양념없이 구워진 메기살을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메기살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 프레시안(문상윤)

식당은 옥천 외곽에 위치하며 조금은 오래되어 보이는 곳이다. 하지만 민물고기를 취급하는 곳이라면 날법한 생선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최신식의 건물과 내부가 아닌 곳임에도 비린내가 없는게 의아했지만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곳은 주문 후 메기를 잡아 내어주니 당연히 죽은 민물고기의 비린내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민물고기는 바닷물고기와 달리 체내의 피페리딘(piperidine)과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로 인해 비린내가 생성되고 죽은 후에는 피부에 있는 델타아미노발레르산(δ-aminovaleric acid) 때문에 비린내가 난다.

보통 살아있는 민물고기에서 나는 비린내는 약하게 나기도 하지만 민물고기 특유의 향으로 인식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는 민물고기의 비린내는 보통 죽은 민물고기에서 맡게 된다.

때문에 갓 잡은 민물고기는 비린내가 덜 느껴질 수 있다.

이곳의 메기구이는 비린내와 잡내, 민물고기 특유의 흙냄새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 비린내가 날 수 있는 민물고기지만 손질을 잘하고 식초나 소금 등을 이용해 후처리를 하게 되면 비린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 프레시안(문상윤)

민물고기의 흙냄새는 지오스민(geosmin) 성분에 의해 나는데 손질을 깨끗이 하면서 후처리를 잘하면 최소화 시킬 수 있다.

이처럼 메기에서 나는 비린내와 흙내가 최소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신선함은 물론 식재료의 처리까지 잘하는 곳으로 보여졌다.

메기는 양념 없이 불판에서 구워지는데 이곳 사장님이 일일이 다 구워준다. 이유를 들어보니 손님들에게 최고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 본인이 세워놓은 규칙대로 먹게 하기 위해서라고 답을 했다.

물론 이런 고집스런 행동에 예전은 물론 지금도 손님들과 실랑이를 벌일때가 있다고 한다.

메기를 맛보기 전까지 물도, 반찬도 손을 못대게 하는 통에 성격이 있는 손님들과는 크게 싸웠던 적도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메기 본연의 맛을 즐겨보란 생각에 이런 규칙들이 만들어진 것 같다.

따라서 이곳에서 제공되는 온전한 메기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은 맘에 들지 않더라고 이 규칙을 따르는 것이 좋다고 보여진다.

메기는 강이나 호수, 늪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데 몸에 끈끈한 점액이 있고 비늘이 없다.

메기는 동의보감에 의하면 이뇨작용을 도와 몸의 붓기를 빼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메기에는 비타민B₁이 풍부해 인체 에너지 대사에 도움을 주며 혈당 관리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비타민B₁₂도 포함하고 있어 심장질환 예방, 빈혈 예방에도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메기는 봄철뿐만 아니라 풍부한 단백질로 인해 여름철 무더위를 이겨내도록 도와주는 보양음식의 재료로도 사용된다.

메기는 살이 연하면서 담백하고 칼로리도 100g당 170㎉로 고단백 저칼로리라서 보양식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식에 이용하기 적합하다.

메기는 보통 탕으로 많이 즐기지만 구이나 튀김을 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메기는 살이 연해 부패하기 쉽고 장내 기생충이 있을 수 있으니 날것으로 섭취는 주의해야하고 내장의 경우 확실히 제거하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메기는 섭취시 크게 부작용은 없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방에서는 메기가 따뜻한 성질이기에 열이 많은 체질의 사람의 경우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또한 메기와 소 간은 좋지 않은 궁합으로 알려져 있는데 메기와 소 간을 함께 먹으면 풍병의 위험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풍병은 중추 신경 계통에서 일어나는 병증으로 현기증, 졸도, 경련 등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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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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