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표만으로도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정치인, 노인들만 대상으로 사업을 해도 최대 재벌이 될 수 있는 기업인, 노인들을 위한 로봇을 수리하고, 수명 연장을 위한 인공 장기 밀매를 벌이는 청년들이 노인만을 위한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
김강 작가는 장편소설 [그래스프 리플렉스]에서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미래 사회의 현실을 묘사하고 있다.
한 노인이 말한다. "자네도 언젠간 늙을 거 아냐?"
[그래스프 리플렉스. 김강 ]
주어진 시간 이상의 삶을 누리게 된 미래, 노인들의 세상이 온다. 노인들의 표만으로도 권력을 유지할 수 있고, 노인들의 소비만으로도 부를 축적할 수 있다. 권력과 부는 죽지 않는 자들의 것, 손에 쥔 것을 내어놓지 않는 그들. 그들을 바라보는 자식들. 노인이 자식에게 말한다.
"기다려라, 너도 언젠가 늙을 것 아니냐?" 자식이 할 수 있는 것은 기다리는 것뿐, 노인이 되기 위한 시간 혹은 누군가의 죽음.
김강 작가의 [그래스프 리플렉스] 는 근미래를 담고 있다. 노인들은 나라에서 주는 소득만으로 먹고살고, 출시되는 신제품은 온통 노인을 위한 것뿐이다. 새로운 정책들은 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급급하다. 그 와중에 아직 노인이 되지 않은 20, 30대는 작중의 남매인 안나와 노마처럼 재벌의 마이걸이 되거나 노인들에게 나라에서 지급하는 로봇을 수리하면서 살아간다. 이들에게는 노인이 되기까지 남은 30~40년이 까마득하다. 그런 노마에게 한 노인이 말한다. "자네도 언젠간 늙을 거 아냐?"
이 소설의 인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마땅히 내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가지려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부딪힌다. 만식과 영권, 필립과 인호, 노마와 안나가 모든 것을 불태워 부딪히고 난 후, 이들에게는 만식이 남긴 한 마디만 남는다. "누구나 마땅한 일을 한다"
한국은 2025년에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한다. 작중 영산시와 같은 지방 도시는 이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기 시작한 지 오래다.
김강 작가의 소설은 이러한 현실을 비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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