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소환일 광주서 尹정부에 "'안방 여포' 아니냐"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해임도 촉구…檢 수사엔 "수십년 털어도 먼지 못 찾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이 당초 소환을 통보했던 날짜인 28일, 민주당의 '심장' 광주를 찾아 과거사 문제, 안보 공백 문제를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이른바 '사법 리스크' 문제에 붙잡히지 않고 정부 비판·견제라는 야당 본연의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8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겨냥해 "진실, 화해와 거리가 먼 사람이 위원장 자리에 올랐다"며 "이 인사에 대한 해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광주는 민주주의의 성지로 불린다.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하고 피를 흘리는 속에서 민주주의가 만들어졌고 이를 지키기 위한 처절한 싸움이 있었다"면서 "(김 위원장에게)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의 개입 가능성을 운운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국민과 광주, 희생에 대한 모욕"이라며 김 위원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최고위 회의에 앞서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를 면담한 이 대표는 양금덕 할머니와 나눈 대화 내용을 전하며 "억울하게 강제 징용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사과 받고 싶다. 진심 어린 사과와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하고 싶다는 입장을 가지고 지금까지 열심히 싸워왔는데, 정부 태도가 국내 기업의 협찬을 통해 배상해주는 방법 강구하겠다고 해서 양금덕 할머니가 매우 분개해하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간절한 사과 요구를 폄하하고 모욕한다는 생각"이라면서 "돈 문제인 것처럼 만드는 피해자 모욕 행태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금덕 할머니에 대한 인권상 시상, 국가 훈장 수여가 미뤄지는 것과도 관련 있어 보인다"며 정부를 향해 "일본에 좀 당당하게, 저자세 굴종 외교를 하면 안 된다는 국민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의 무인기 도발 사건에 관해선 "무인기가 휴전선을 넘어 서울 인근까지 무려 5대가 7시간이나 비행하다가 (우리 군이) 격추하지도 못하고 돌아갔다"면서 "정말 '안방 여포'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대통령 태도가 심각성을 인식 못하는 게 아닌가"라면서 "우리 국방, 안보 태세가 매우 부실하고 기민하지 못하고 무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는데 대오각성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늦은 오후 전남 무안군 남악주민센터에서 열린 국민보고대회에서도 "정부가 사이렌이라도 울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러고도 미안하다는 소리도 하지 않는다"며 "이 정권은 무능할 뿐 아니라 섬세하지도 기민하지도 못하고 책임감도 없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해선 "수십 년을 털어도 아직도 털어서 먼지를 못 찾았지 않느냐"면서 "기득권에 저항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공정한 기회를 누리고 뿌린대로 거두고 기여한 만큼 몫이 보장되는 나라 만들면 현재 이 비정상체제에서 이익 보는 사람들이 가만히 있겠느냐. 이미 각오했던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제가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압수수색 등 열 번씩 수사받는 사람이 있다. 아무것도 나오는 것이 없는데 그 집 계좌 추적을 하고 있다고 한다"며 "제 주변 수사당하는 사람이 아마 한 100명은 넘지 않을까 싶다. 압수수색 숫자만 해도 지금 235번이라는데, 이건 신문에 난 것만이고, 제가 보기에는 3~400번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 사람이 '날 언제까지 자꾸 부를 거냐? 너무 많이 부른다'고 했더니 '더 이상 조사 받기 싫으면 부세요'라고 했다더라. 만족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끝까지 계속 불러서 괴롭히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국민에 가해하는 행태가 지금 벌어지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아울러 "MB는 왜 갑자기 나오는 것이냐. 균형이 안 맞지 않느냐"며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 사면을 결정한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권한 행사를 하려면 타당성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면서 "내가 가까운 힘 센 사람의 가족들은 혐의가 분명해도 그냥 눈 감고,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미워온 사람은 없는 것도 만들어 가지고 강제로 뒤집어 씌워서 '나중에 고생이라도 실컷해라' 이런 방식의 권력 행사가 온당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동시 사면하면서도 김 전 지사에게는 '복권 없는 형 면제' 처분을 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퇴행을 막고 반 발짝이라도 전진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는 것, 우리 사이에 서서히 스며드는 두려움 공포 이런 것들을 투지로 그리고 용기로 바꿔내서 함께 싸워 이기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야 될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송정매일시장을 찾은 자리에서도 "민주주의가 완전히 망가지고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지금 검찰이 하나회를 만드는 것 아닌가. 온 요직을 다 검찰 출신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을 죽인다고 그들의 무능과 무책임이 가려지겠느냐"며 "이재명이 죽으면 끝인가. 또 다른 이재명이 또 앞을 향해서 나아가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하나다. 하나로 뭉쳐서 함께 갈 것"이라며 "민주당만이 아니라 이 나라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 모두의 손을 잡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오전 광주광역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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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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