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에 거리두기?…"'푸틴 이후' 대비해야"

中 전문가들 "러시아와 관계 더 실용적으로…우크라에 인도적 지원 필요"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포스트 푸틴' 시대가 빨리 도래할 것에 대비해야 하며 러시아와 동맹관계를 더 실용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쟁 장기화 불가피…조기 '포스트 푸틴' 시대 우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가 지난 17일 주최한 연례 컨퍼런스에서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전쟁의 장기화는 피할 수 없고 러시아의 악화도 피할 수 없다"며 "이는 핵충돌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주 소장은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오늘날 세계에 가장 큰 전략적 도전이자 암울한 불확실성"이라며 "나는 또한 '포스트 푸틴' 시대가 일찍 도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퇴장을 의미하는 '포스트 푸틴' 시대와 관련해 "이것이 러시아가 서방과 더 큰 경쟁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러시아가 더 서구화되는 것을 의미하는지 우려된다"며 "이는 중국에 상당한 해를 끼치고 러시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칭화대 러시아연구소 우다후이 부소장도 "전쟁이 계속되고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푸틴이 2024년으로 예정된 대선을 내년에 조기 소집할 것인지, 그렇다면 푸틴이 권력을 물려줄 잠재적 후보는 누구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이 6년 임기의 대통령선거의 재출마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 부소장은 누가 러시아의 지도자가 되든 중국이 러시아와의 동맹관계를 더 강화할 필요는 없다면서 "우리는 이 기회를 이용해 관계를 더 실용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평화 위해 노력해야…우크라 인도적 지원도 고려"

푸단대 미국연구소 우신보 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평화적 해결책에 대한 진전이 거의 없더라도 중국은 평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의 (안보에 대한) 우려를 이해하지만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전쟁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중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평화적인 수단을 추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하며, 그러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세계적인 이미지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펑 소장은 중국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기반시설이 파괴되면서 한겨울에 정전과 추위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인도주의적인 면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말에 정상회담을 가질 것을 논의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과 대만 간의 양안 갈등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3일 러시아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회담 시간과 의제가 이미 정해졌고,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며 불확실한 태도를 보였다. 때문에 일각에선 두 정상이 직접 만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 정상은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만났다.

▲시진핑 주석(왼쪽)과 푸틴 대통령. ⓒAP=연햡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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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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