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전복과 조개류 44%, 심각한 멸종위기 처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개정판 발표…1550종의 해양 포유류 및 해초가 멸종위기

기후위기로 인해 해양생물 멸종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모든 전복, 조개류 중 44%는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고됐다. 더 이상의 멸종을 막고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자 전 세계 193개국 대표자가 캐나다 몬트리올에 모여 15일(현지 시각)까지 진행하는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발표됐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9일(현지 시각) 멸종위기 위험에 처한 종을 기록한 '적색 목록' 신규 개정판을 COP15에 맞춰 발표했다. 신규 개정된 적색 목록에는 15만388종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중 4만2108종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IUCN이 비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적색목록은 멸종위험도 순서에 따라 '절멸', '야생절멸' 등 9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적색 목록에 포함된 모든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간주되지는 않으나, 위험도가 높은 등급일수록 멸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IUCN은 이번 적색목록을 발표하면서 특히 해양생물 종에 대한 멸종 위험성을 강조했다. 1550종의 해양 포유류 및 해초가 멸종위기에 처해있으며 최소 41%의 해양 생물이 기후위기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IUCN은 보고했다. 전복류들의 경우 전체 54종 중 20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 이번 적색목록에서 처음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 IUCN은 이번 적색목록을 발표하면서 특히 해양생물 종에 대한 멸종 위험성을 강조했다. 1550종의 해양 포유류 및 해초가 멸종위기에 처해있으며 최소 41%의 해양 생물이 기후위기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IUCN은 보고했다. 전복류들의 경우 전체 54종 중 20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 이번 적색목록에서 처음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PDP

전복류의 멸종위험은 인간의 과도한 채취 행위와 기후위기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조사됐다. 남아프리카에서는 마약 거래 등 범죄와 연루된 단체들이 고가의 전복 종을 무분별하게 채취해 개체수가 황폐화됐다. 또한 호주의 경우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으로 인해 자생 전복종 개체수의 99%가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양 폭염이 전복류의 먹이인 해조류를 죽이고, 이에 전복 개체수 또한 줄어드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해양 포유류인 '듀공' 또한 이번 적색목록 내 멸종위기종 분류에 처음으로 포함됐다. '바다 소'라고도 불리는 듀공은 동아프리카 내 250개체, 뉴칼레도니아에 900개체 정도 남짓만 존재해 전 세계적으로 취약한 상태로 알려졌다. IUCN은 해양에서의 석유 및 가스 탐사와 니켈 채굴 등이 듀공의 먹이인 해조류에 영향을 끼쳤고, 기후위기로 인한 해수면 온도 변화가 듀공의 서식지 파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발표했다.

카리브해 전역에 분포해 있는 '기둥산호' 또한 멸종위험도가 상승했다. 해수 온도 상승, 이산화탄소 과다 흡수 등으로 인한 산호 백화 현상 등 산호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와중에 멸종위기에 처한 산호종이 늘어난 것이다. 미 아리조나대학교 베스 폴리도로 교수는 "기둥산호는 대서양에서 심각하게 멸종 위기에 처한 26개 산호 중 하나일 뿐"이라며 "모든 산호종의 절반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라고 경고했다.

▲ 과학자들은 지난 7일(현지 시각)부터 진행 중인 COP15가 '살아있는 세계의 운명'을 결정짓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COP15 협의를 통해서 '2030년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를 확정짓고 향후 10년간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목표를 세울 예정이다. ⓒCBD

IUCN 부르노 오벨리 사무총장은 "이번에 발표된 적색목록 개정안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인간의 활동이 전세계 해양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진행 중인 COP15에 대해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와 함께 기후, 생물 다양성 위기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학자들은 지난 7일(현지 시각)부터 진행 중인 COP15가 '살아있는 세계의 운명'을 결정짓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COP15 협의를 통해서 '2030년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를 확정짓고 향후 10년간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목표를 세울 예정이다. 육상·해양보호구역을 전 세계 육지,바다의 최소 30%까지 확장하자는 제안과 곤충 개체군 감소를 막기 위한 살충제 감축 목표 등이 논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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