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간 운전하는 귀족 봤나?…윤석열·여당, 민주노총에 온갖 혐오 발언 쏟아내"

눈발이 날리는 날씨 속에 열린 노동자대회…화물연대 총파업 지지

"화물연대 동지들의 파업투쟁을 사수하고자 이곳 국회 앞과 부산신항 두 곳에서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전국 노동자들이 모여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엄호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서울과 부산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화물연대 총파업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화물연대의 총파업 지지 및 노조법 개정투쟁을 벌였다. 이날 아침 눈발이 날리고 강추위가 예상됐지만, 업무개시명령 발동 등으로 화물연대를 압박해오고 있는 정부에 대한 저항의 기세는 막을 수 없었다.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은 노동자들은 '화물안전 운임제 확대하라', '업무개시 명령 철회하라'고 외치며 손팻말을 치켜 들며 "화물노동자도 노동자다", "이대로 살 수 없다 노동개악 막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서울에 6000명, 부산에 5000명의 조합원이 집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노조법 2·3조 개정, 화물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성토했다. 정부는 지난 29일 오전 국무회의를 열고 업무개시명령을 의결했다. 만약 복귀 의무를 불이행하면 운행정지나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등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2004년 업무개시명령이 도입된 이후 실제로 발동된 건 이번이 18년 만에 처음이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과 여당은 민주노총을 눈엣가시로 여기며, 장관과 국회의원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온갖 혐오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헌법을 부정하고 도를 넘는 저들의 행태는 오히려 우리의 투쟁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역설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봉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봉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위원장도 "윤석열 정부는 화물노동자에게 업무개시명령이라는 계엄령을 선포 했다"며 "화물노동자 생계를 볼모로 화물노동자에게 노예의 삶을 강요하기위해 노동자에게 목줄을 채우려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일각의 '귀족노조'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하루 14시간 이상씩 운전하며 졸음운전을 하면서 위험하게 도로를 달리면서도, 수입은 300만원 남짓"이라며 "시급으로 따지면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화물연대를 귀족노조로 표현하는 이유는, 단 하나"라며 "감히 화주의 이익을 저해하는 사회적 안전망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임금노동자를 특수고용노동자로 만들어 모래알처럼 흩어놓았는데, 허락 없이 모여서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자기의 권리를 되찾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특수고용 노동자를 언제는 노동자로 봤다가 어떤 때는 사업자로 봤다가하는 이중적 태도에, 원통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윤석열 정부에게 국민은 오직 대기업 화주자본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김춘택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사무장도 "지난여름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이 51일을 버티며 파업투쟁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동지들이 보내준 연대였다"며 "화물연대 동지들이 외롭지 않도록, 화물연대 동지들의 투쟁이 꼭 승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연대, 더 많은 지지가 필요하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6일 노조법 개정 촉구와 화물연대 지지를 선포하는 전국 동시다발 총파업·총력투쟁대회을 예고했다. 화물연대 지역본부와 소통해 전국 15개 거점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민주노총 조합원 6명은 여의도 국회 앞에서 4일째 노조법 개정을 위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노조법 2·3조 개정, 화물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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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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