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지역주민들의 극심한 반발 속에 사업자의 사업신청 자진 철회로 무산되었던 두류공단 폐기물 매립장 설치 사업이 최근 다시 추진할 조짐을 보여 주민들이 반발하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또 애초부터 이 사업의 배후가 SK그룹임을 의심케 하는 여러 정황이 드러나 바지업체를 내세운 대기업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황림이 2020년 9월에 SK에코플랜트(전 SK건설)에서 100억원을 차입하고 130억원을 근저당 설정한 것은 폐기물매립장 설치 사업의 추진 주체가 사실상 SK그룹이 아닌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두류공단 내 폐기물 매립장 사업 신청자였던 ㈜황림은 지난 1월 기존 대표이사 H씨의 남편인 J씨로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사명을 ㈜이리로 변경했다.
또 ㈜황림은 남편 J씨가 운영하던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황조에서 차입했던 운영자금 71억원을 모두 상환한데 이어 사실상의 모회사 격인 ㈜황조는 폐업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안강읍 주민들은 자진 철회 당시에도 “업체 대표가 허가권자인 경주시장의 재선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철회하는 것일 뿐 다시 신청할 것”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그리고 업체가 SK에코플랜트로부터 차입한 자금이 사실상 업체 자산의 거의 전부인 매립장 부지의 토지 실거래 가액보다도 많은 것 아니냐며 SK로부터 폐기물 매립장 사업의 계속적인 추진압박을 받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런 점은 SK에코플랜트로부터 100억 차입 당시 SK가 언제든지 상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작성한 계약서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그러나 이미 두 번이나 포기했던 두류공단 폐기물 매립장 설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추진때 반대대책위를 만들었던 주민들은 결사반대를 다짐하고 있고, 경주시도 폐기물처리업·비료제조업 등 악취 배출업체가 밀집해 있는 두류공단 지역을 악취관리 지역으로 지정, 내년까지 국비 15억 포함 총사업비 30억 정도를 들여 입주업체의 악취 및 대기오염 방지시설 교체를 지원할 예정이다.
폐기물 매립장 재추진은 이러한 경주시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될 것이고, 주민들도 업체측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이강희 경주시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미 두 번이나 포기하거나 반려됐던 두류공단 폐기물 매립장 문제로 다시 갈등이 생긴다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는 일이고, 또 주민갈등을 부추키는 이 배후에 SK라는 대기업이 숨어 있다면 크게 지탄받아야 할 것”이라고 바지업체를 내세우는 대기업의 행태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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