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우림 보호·기후정의' 외치며 기후총회 돌아온 브라질

브라질 룰라 대통령 당선자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공언

지난달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당선자가 16일(현지 시각) 기후변화 총회에 참석해 "브라질이 돌아왔다"라며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선언했다. 앞서 브라질은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과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해 그간 열대우림 개발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6일(현지 시각) 룰라 대통령 당선자가 이집트에서 진행되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여해 "브라질은 역사상 전례 없는 선거 중 하나(대선)를 끝냈다"라며 선거 결과가 만들어낸 흐름이 "전 세계 권위주의 우파 정권과 기후 부정론자의 부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룰라 당선자는 현직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임기 3년 동안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이 37% 늘었다며 자신은 더 강화된 열대우림 보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당선 이후 기존의 열대우림 보호 정책을 철회하고, 아마존 일대에서의 개발 사업을 허용했다. 그 결과 브라질 내 아마존 지역은 최악의 삼림 파괴를 경험했다.

<로이터> 통신의 지난 7월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아마존 내 삼림 3988km²이 개간되었고, 이는 브라질 정부 기관이 자료를 공개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였다. 브라질 환경 전문가들은 삼림 개간 이후 개발업자들이 고의로 만들어 낸 산불이 올해 극심한 폭염과 만나 더 큰 피해를 야기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반면 이번에 당선된 룰라 대통령 당선인은 과거 재임(2003~2010년) 동안 열대우림 파괴 감소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번 COP27에도 룰라 대통령 당선인은 '아마존이 비가역적인 파괴의 순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한 과학자 칼로스 노브레와 재임 시절 환경부 장관인 마리나 실바와 함께 참석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 16일(현지 시각) 룰라 대통령 당선자가 이집트에서 진행되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여해 "브라질은 역사상 전례 없는 선거 중 하나(대선)를 끝냈다"라며 선거 결과가 만들어낸 흐름이 "전 세계 권위주의 우파 정권과 기후부정론자의 부상을 막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PA=연합

룰라 대통령 당선자는 "브라질은 2004∼2012년 삼림 파괴와 지구 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한 길을 세계에 보여준 바 있다"라고 말하면서 "아마존 내에서의 불법 광업과 벌목에 대한 감독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다시 강화할 계획"이라며 열대우림 보호 계획을 밝혔다.

또한 "아마존 보호 없이는 전 세계 기후도 없다"라며 "브라질은 2030년까지 삼림 벌채와 생태계 파괴를 '제로'화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에서 가장 큰 열대우림인 아마존은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흡수하며 '지구의 허파'라고 불려왔지만 최근 기후위기 가속화로 인해 오히려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지역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받고 있다.

'좌파 대부'라고 불리기도 하는 룰라 당선자는 '사회 정의'를 강조하며 선진국의 지원과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룰라 당선자는 선진국은 약속한 기후위기 지원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기후위기 취약국의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자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선진국이 기후위기 취약국의 '손실과 피해'를 보상하는 기금 마련은 COP27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14일 유엔이 공개한 당사국 총회 결의문 초안에는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기금 조성 추진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에는 기금 마련 방안 등이 담겨있으며 향후 2년간 지속적으로 '손실과 피해'에 대해 논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 앞선 14일(현지 시각)에는 브라질, 콩고민주공화국, 인도네시아 세 국가의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협의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세 국가는 함께 삼림 벌채 감축에 나서고, 탄소배출권을 획득할 수 있는 레드플러스(REDD+) 등을 통해 선진국으로부터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Wikimedia

전 지구 열대우림 52% 차지하는 열대우림 협의체 탄생

앞선 14일(현지 시각)에는 브라질, 콩고민주공화국, 인도네시아 세 국가의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협의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세 국가 내 열대우림은 전 지구 열대우림의 52%를 차지한다.  

세 국가는 함께 삼림 벌채 감축에 나서고, 탄소배출권을 획득할 수 있는 레드플러스(REDD+) 등을 통해 선진국으로부터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열대우림 국가들의 합심은 석유 생산 및 판매를 협업해서 관리하는 석유수출기구(OPEC)에 빗대 '열대우림을 위한 OPEC'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협의체의 탄생으로 브라질은 아마존 유역에 있는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도 지속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자벨라 테익세이라 브라질 전 환경부 장관은 14일(현지 시각) <로이터>에 "브라질은 다른 국가들에 열대우림 보호를 함께 하자고 촉구할 수 있는 국가"라며 브라질 인근 9개 국가와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동맹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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