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지옥 가속 페달 밟고 있다"…기후총회서 기후위기 경고 쏟아져

"기후 연대하든지, 집단 자살하든지 선택해야" 강경 경고 나와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이집트에서 개최된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세계 정상들이 각국의 미흡한 기후 대책을 비판하며 새로운 협약 마련을 촉구했다고 7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7일(현지 시각) 진행된 정상회의에 참석해 "우리 행성은 기후 재앙을 되돌릴 수 없는 티핑 포인트(임계점)를 향해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라며 현 상황을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으로 비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또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함께 만들어가는 '역사적인 협약'이 필요하다"라며 "기후 연대 협정을 맺든지, 집단 자살 협약을 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라며 선진국-개발도상국 간의 지원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이번 총회 의장국인 이집트 압둘 팟타흐 시시 대통령도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전 세계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은 이미 기후 재난을 경험하고 있다"라며 "이 고통의 물결을 끝내야 하는 순간이 왔다"라고 말했다.

▲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7일(현지 시각) 진행된 정상회의에 참석해 "우리 행성은 기후 재앙을 되돌릴 수 없는 티핑 포인트(임계점)을 향해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라며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현재 기후변화 대책을 평가했다. ⓒAFP=연합뉴스

이번 회의에서 유럽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나타난 유럽의 에너지 위협에도 기후위기 대응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가 가하는 위협 때문에 기후에 관한 우리의 다짐을 희생하지 않는다"라고 발언했으며 영국 리시 수낵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 세계가 기후에 관한 변화를 늦출 이유가 아니라 더 빠르게 행동할 이유"라고 발언했다.

올해 상반기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석탄 발전량을 늘렸던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 또한 "독일에 화석연료 르네상스는 없을 것"이라며 화석연료 사용 축소와 2045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재확인했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피해 지원 및 대응을 위해 선진국이 지원하는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가 공식 의제로 채택되면서 개발도상국 정상들의 목소리가 주목받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해 개발도상국이 겪는 손실과 피해에 대해 선진국의 지원 및 재원 마련 방안은 이번 총회에서 처음 논의된다. 개발도상국 정상들은 '기후재난'의 불평등성을 언급하며 선진국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콘도르 훈트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부의장은 "당신들 나라의 기후 난민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총회에 왔다"라며 "우리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처럼 굴지 말라"고 지적했다.

아프리카연합(AU)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또한 "아프리카 온실가스 배출 규모는 전 세계 4%에 불과하다"라며 "아프리카의 개발을 저해하는 결정이 아닌, 공평하고 공정한 녹색 전환"을 위한 지원을 주장했다.

한편 개발도상국의 기후위기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재원으로 2030년까지 매년 2조 달러(한화 약 2776조 원)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총회에서 발표됐다. 이 비용은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전환, 극한 기후 대응 등을 위해 필요한 재원이다.

영국·이집트 정부가 공동으로 의뢰한 보고서는 "세계은행을 비롯한 다자개발은행이 이러한 재원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며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시장에 투자해야하는 이유로 개인적 이익 추구뿐만 아니라 '정의'와 관련된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가디언>은 8일(현지 시각)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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