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자들, 폴란드 낙하 미사일 '우크라 오발탄' 파악"…확전 긴장 완화

바이든도 "러시아발 아닌 듯"…네덜란드 총리 "러의 우크라 공습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폴란드 영토에 "러시아제"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확전 우려가 증대된 가운데 외신이 해당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요격미사일로 보인다는 미국 당국자들의 발언을 보도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해당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16일(현지시각) 익명을 요구한 미국 당국자 3명을 인용해 전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폴란드 남동부 프셰보도프 마을에 떨어진 미사일에 관한 초기 조사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은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영토에 대한 공습 가능성에 확전 우려가 커져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한 회원국에 대한 군사 공격은 회원국 전체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의 나토 헌장 5조는 회원국에 대한 '집단 방위'를 제공한다. 나토는 16일 이 사태에 대한 회원국 대사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날 앞서 바이든 대통령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주요 7개국(G7)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지도자들과의 긴급 회의 뒤 기자들에게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의 "탄도 궤적상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발사됐다는 의혹에 "대항하는 사전 정보가 있다"고 덧붙였다. 확전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자 미국 쪽에서 서둘러 정보를 흘려 진화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 및 이날 긴급 회의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은 15~16일 일정으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발리에 방문 중이다.

긴급 회의 뒤 G7 및 나토 회원국 지도자들은 성명을 내 "화요일(15일) 있었던 우크라이나 도시와 기반시설에 러시아가 자행한 야만적인 미사일 공격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폴란드 동부에서 일어난 폭발"에 대한 "폴란드의 조사를 돕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폴란드 외무부는 15일 오후 3시40분께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폴란드 영토 프셰보도프에 "러시아제 미사일"이 떨어져 폴란드 시민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대사 소환도 이뤄졌다. 다만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15일 미사일을 "누가 발사했는지에 대한 어떤 결정적 증거도 없다"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다른 나토 회원국도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AFP> 통신은 15일 프랑스 대통령실 관리가 "많은 나라가 같은 종류의 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사일 종류를 식별한다고 해서 배후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문제에 "극도의 조심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해당 지역에 떨어진 미사일은 "러시아 로켓에 의한 공습이 아니다"라며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앞서 폴란스 외무부가 미사일 종류를 특정하지 않은 채 "러시아제"라고 밝힌 뒤 러시아가 15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100발 가량의 미사일을 쏟아 부으며 공습해 우크라이나 쪽에서 요격이 이뤄진 데다 우크라이나군 또한 러시아제 미사일을 소유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우크라이나군의 대공 방어에 의한 폭발 가능성 또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자사 외교 편집자 패트릭 윈투어를 인용해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 종류에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인 S-300이 포함돼 있을 수 있으며 이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가 대공 방어를 위해 소유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SNS)에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대공 미사일이라는 주장을 "러시아의 음모론"이라고 일축하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16일 발리에서 열린 G7 및 나토 지도자들의 긴급 회의에 참석한 마크르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한 가지는 분명하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끔찍한 미사일 공격이 없었다면 이 일(폴란드에 미사일이 떨어진 것)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우리는 러시아 공격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주요 7개국(G7)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정상들이 전날 폴란드 미사일 폭발 관련 긴급 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 왼쪽 끝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가운데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김효진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