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모두 팔아도 부채 못 갚는 38만 가구 '나 떨고 있니?'

높아진 금리에 늘어난 이자부담...12일 기준금리 또 올릴 듯

자기 자산을 모두 팔아도 부채를 갚을 수 없는 '고위험 가구'가 38만여 가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전체의 6.2%(69조4000억 원)에 이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가계부채 현황 자료를 보면 2021년 말 기준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는 모두 38만1000가구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3.2%를 차지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거나 부동산 매각으로도 부채 상환이 어려운(DTA 100% 초과) 경우를 한국은행은 '고위험 가구'로 분류하고 있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았으면서 소득 하위 30%에 속하는 '취약 차주'는 전체 대출자에서 6.3%(올해 2분기)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연말 6%였던 '취약 차주'의 비중이 최근 상승한 배경은 대출금리 상승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저소득층에 속하는 계층은 금리 인상에 따른 늘어난 이자를 감당할 수 없기에 제2금융권, 3금융권으로부터 추가 대출을 받아 이자를 감당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12일 한국은행에서는 기준금리를 0.5%p 올릴 방침이라 '고위험 가구'와 '취약 차주'의 이자 부담에 따른 부실 위험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은 분석 결과, 기준금리가 한 번의 빅 스텝으로 0.5%p만 뛰어도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6조5000억원 늘어는데, 여기서 3000억 원이 취약차주가 더 내야 하는 이자 증가분이다. 1인당 이자 부담으로 살펴보면 전체 대출자의 연간 이자는 평균 32만7000원 증가하는데, 취약차주는 25만9000원, 비취약차주가 33만2000원을 더 내야 한다.

취약차주의 경우, 다른 계층보다도 소득이 낮기에 늘어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더구나 오는 12일에 이어 연말까지 한국은행이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높아진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살던 주택을 내놓는 취약차주와 고위험 가구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럴게 될 경우, 얼어붙은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올해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의 아파트 단지.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올해 1∼8월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건수는 총 4천150건으로 전체 거래 건수의 35.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30세대 매입 비중 41.8%보다 6.1%p(포인트) 낮고, 이 통계가 처음 공개된 2019년(30.4%) 이후 3년 만에 최저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