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색된 남북 관계 풀려면 '노무현 정신'으로 돌아가야"

김 지사, 현재의 위기 언급하며 "통합적, 구조적 문제 해결 필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현재의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노무현 정부 때 진행한 10.4 공동선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지사가 축사 등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한 건 지난 4월 봉하마을 방문과 9월 노무현시민센터 개관식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김 지사는 4일 경기도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5주년 기념 학술회의에 참석해 "꽉 막힌 남북 관계를 풀어가는 첫 걸음은 10.4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지금의 정부가, 또 이 정권에서 남북 관계가 훨씬 더 경색될 가능성이 많기에 경기도에서 새로운 기회, 더 나은 기회를 만들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10.4 선언) 1년 뒤에 퇴임한 노무현 대통령은 10.4 공동선언 1주년 강연에서 '10.4 선언은 버림받은 선언이다, 10.4 선언의 나무가 말라비틀어지고 있다' 이런 표현을 했다"며 "15년이 흐른 오늘은 어떤가"라고 반문했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출범한 MB 정부는 대북강경책을 폈고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경색된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0.4 공동선언을 위해 도보로 파주 군사분계선을 넘으면서 "대통령으로 금단의 선을 넘어간다. 제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되고,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은 지워지고 장벽은 무너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인용하며 "(15년이 지난 지금) 이 금단의 선도, 장벽도 그대로 일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공고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흔들리는 세계 질서, 위기의 남북 관계, 탄도미사일 발사, 핵실험 재개 가능성 등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더 큰 위기가 이미 왔거나 오고 있다"며 "경제의 위기, 또 외교의 위기를 넘어 정치의 위기, 리더십의 위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가 더 심각해지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지사는 "이런 문제들을 어디서 어떻게 풀어야 할지 깊게 고민하고 행동에 옮길 때"라며 "제대로 된 리더십이 세워지고 정치가 복원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경제와 외교 문제, 사회 문제, 교육 문제, 또 남북 문제, 이런 것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어느 하나를 고쳐서 될 일이 아니라 전체적인, 통합적인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며 "경기도에서 경제와 사회에 역동성을 만들어보고, 양극화 해소를 위한 상생과 포용을 추진해보고 더 많은기회, 고른 기회, 나은 기회를 만드는 기회의 수도로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9월 23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노무현시민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받아 진보의 미래에 대한 답을 찾아보겠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가졌던 고뇌가 무엇이며 그 답을 같이 찾는 노력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지 같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7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신분으로 경남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사람사는 세상'을 경기도에서부터 실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김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상임고문과 함께 했던 공동 선언에 '정치교체'와 '기득권 깨기'를 위한 도전의 방향과 실천 계획이 담겨있다고 설명하면서,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었던 '비전 2030 보고서'를 영전에 바쳤다.

▲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개최한 10·4 남북정상선언 15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참석 내빈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 세번째부터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재정 전 경기도교육감, 김연철 한반도 평화포럼 이사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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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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