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서 룰라 과반 득표 실패…30일 결선 '접전 예상'

룰라 '압승' 예측 깨고 보우소나루, 5%p차 턱밑 추격

브라질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좌파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6) 전 대통령이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67) 현 대통령을 힘겹게 누르고 1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선 룰라 전 대통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개표 결과 지지율 격차가 현격히 줄어 이달 말 결선 투표의 향방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브라질최고선거재판소(TSE)에 따르면 2일(현지시각) 치러진 브라질 대선 개표 결과 개표가 룰라 전 대통령이 47.91%를 득표해 1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43.65%를 득표해 2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하게 됐다. 미국 CNN 방송을 보면 여론 조사에서 내내 우위를 점해 왔고 실제 투표에서도 가장 많은 득표를 올린 룰라 전 대통령은 2일 밤 상파울루에서 기자들에게 향후 토론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거짓말"을 밝히겠다며 결선 투표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에 고통 받는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결선 투표는 30일 치러질 예정이다.

이번 선거는 룰라 전 대통령의 압승이 예상되며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해 결선 없이 당선될 가능성까지 제시됐지만, 개표 결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의외의 선전을 보였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7~48%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율은 31~34%로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졌지만, 개표 결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득표율은 여론조사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자신의 집회에 대규모의 인원이 몰렸다는 점을 근거로 여론조사 결과가 잘못됐다고 지적해 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공기업 민영화와 감세를 약속한 반면, 룰라 전 대통령은 부자 증세를 공약하고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최저임금 인상과 빈곤층 복지를 약속하는 등 두 후보의 지향점은 거의 모든 면에서 차이가 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아마존 삼림 벌채가 대규모로 행해진 반면 룰라 전 대통령은 아마존 삼림 벌채를 막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환경운동가들이 이 선거에 열대우림의 미래가 달렸다며 주목하는 이유다.

1차 투표에서 룰라와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가운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대선 불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결선에게 패배하더라도 승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선거 시스템이 조작 가능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오직 신만이" 그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브라질은 2018년 멕시코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선출된 것을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페루 등 라틴아메리카 주요국 좌파 집권 행렬에 합류하게 된다.

▲브라질 전 대통령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6) 후보가 2일(현지시각) 상파울루에서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끝난 뒤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압승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차 투표에서 48%를 획득하며 과반 득표에 실패해 30일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과 결선에서 맞붙게 됐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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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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