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혹' 국정조사 놓고 與 "금도 넘은 다수 생떼" vs 野 "뻔뻔하다. 협조해야"

野, 175명 발의로 17일 국정조사 요구서 접수…의석상 민주당 단독으로도 강행 가능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한 국정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한 가운데, 국정조사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 국면에 접어들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에 대해 "정치적 금도를 벗어난 다수의 생떼"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특히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 직후에 제출한 것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그 목적이 대통령 기자회견을 흠집내기 위한 저열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요구서의 문제점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조악한 수준"이라며 "먼저 '사적 채용'이라는 표현부터 잘못됐다. 이것은 '피해 호소인'처럼 민주당이 즐겨 쓰는 언어 교란이자 광우병사태와 같은 허위 선동"이라고 했다.

특히 자신이 연루된 사적 채용 의혹과 관련해선 "윤석열 대통령실은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인사를 채용했다. 사적 채용은 성립할 수가 없다"고 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충분히 진상을 파악할 수 있는데도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자체가 오히려 모순적"이라며 "민주당은 정기국회를 민생을 살피기보다 윤석열 정부 흠집 내기와 발목잡기로 흘려보내려 작정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공세에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무수한 국민적 의혹과 논란에 대한 국정조사를 '다수의 생떼'로 치부하는 여당 원내대표의 뻔뻔함이 놀랍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실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은 안보 공백, 혈세 낭비, 사적 채용, 공사업체 특혜 선정, 재난 대책 미비 등 무엇 하나 가벼운 것이 없다"면서 "이것을 두고 보는 것은 국회의 책임 방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를 겨냥해 "여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심기를 보좌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에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자신이 관여된 사적 채용 의혹에 대해 '민주당이 즐겨 쓰는 언어 교란'이라며 '사적 채용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변했지만, 이는 부끄러운 줄 모르는 여당 원내대표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전날 대통령 집무실 졸속 이전 등을 파헤치기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국정조사 요구서에는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 175명의 야당 의원들이 동참했다.

국정조사 요구서에는 대통령실에 윤 대통령의 친척과 지인의 아들,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직원들과 대학원 동기 등이 채용되는 사적 채용 의혹 및 건진법사로 알려진 민간인이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하며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통령실 졸속 이전 경위 및 이전 비용 고의 누락·축소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국방부·합참 등 군 관련 시설 이전 계획의 타당성 여부 및 예산 낭비 △나토정상회의에 동행한 민간인 신 씨의 보안 규정 위반 및 특혜 지원 △홍수 등 긴급재난 시 컨트롤타워 부재 및 부실 대응 의혹 등도 포함됐다.

국정조사가 열리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299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의원은 169명으로 과반을 넘어 민주당 단독으로도 이미 국정조사가 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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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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