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하나의 중국' 입장 유지…대만해협 평화 안정 중요"

펠로시 영접 결례 논란에 대해서는 "의회 인사 방한, 통상 행정부 인사가 영접 나가지 않아"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4일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하나의 중국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부는 최근 대만해협 동향을 주시 중이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역내 안보와 번영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며 "우리 정부는 '하나의 중국'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2일(현지 시각)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하자 중국 외교부는 관영매체 <CCTV>를 통해 밝힌 성명에서 그의 대만 방문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함으로써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게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이것은 매우 위험한 불장난으로, 불장난하는 사람은 반드시 불타 죽는다"는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측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긴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대해 "'하나의 중국' 정책과 100%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 차는 '하나의 중국'에 대한 양측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방문했던 1972년에 나온 '상하이 코뮈니케'와 1979년 미중 수교 공동성명, 1982년 대만 관계법과 관련한 갈등을 봉합하면서 나온 8.17 공동성명 등을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이 확정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1979년 대만과 단교하면서 제정한 대만근거법에 근거하고 있다면서, 대만과는 비록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종료했지만 대만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은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수교하지 않은 대만에 무기도 제공할 수 있는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긴 축에도 끼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물론 중국은 해당 법 자체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긴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이 한국에 도착했을 때 한국 의회 및 정부 인사 누구도 마중나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안은주 부대변인은 "외국의 국회의장 등 의회 인사 방한에 대해서는 통상 우리 행정부 인사가 영접을 나가지 않는다. 외빈 영접은 정부의 공식초청에 의해 방한하는 외빈에 대해 제공하는 예우이며, 우리 의전 지침상으로도 국가원수, 총리, 외교부 장관 등 정부인사에 대해 제공하도록 되어있다"고 설명했다.

안 부대변인은 "1997년도 깅리치 하원의장 방한 시에는 물론 최근 다른 나라 국회의장이 방한하셨을 때에도 행정부의 영접인사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국대사관에서 한국 측에 펠로시 의장을 영접하지 않은 것은 결례라며 불만을 표시했다는 보도도 있었으나, 외교부 측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장관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출장 일정이 잡혀 있어 이번 일정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으며, 대사관의 불만 표시에 대해서는 접수된 바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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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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