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참모총장 "푸틴의 건강 악화설이나 실각설은 희망 사항"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는 '신병 확보', 우크라는 '반역' 골머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된 전쟁이 150일 가까이 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내부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군 사기가 저하되고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병력과 장비를 맞추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공무원들의 반역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정부 고위 인사 2명을 해임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참모총장은 푸틴의 와병설이나 실각설은 '희망 사항'에 불과하며 "푸틴 정권은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신병 확보 어려움으로 장비 운영 못해"

토니 라다킨 국방 참모총장은 17일(현지시간) BBC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은 분명 막강하지만 숫자상, 사기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사기가 저하되는 가운데 예비군 병력을 동원하려 했지만 군 수뇌부가 바라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 사람들이 소집을 피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더 시골 지역으로 가야만 한다"고 신병 확보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처음에는 빠른 승리를 기대하며 2월 말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군사적으로 큰 출혈을 감당해야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라다킨 참모총장은 이 전쟁으로 인해 5만명의 러시아군이 사망하거나 다쳤으며 러시아 탱크 1700대, 장갑차 4000대가 파괴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장과 검찰총장 경질 "공무원 반역 혐의 651건"

한편,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 국가보안국(SBU) 국장과 검찰총장을 경질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두 기관에 속한 구성원들이 러시아와 공모하는 숫자가 많은데 조직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날 이반 바카노프 SBU 국장과 이리나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을 해임하라는 명령이 게재됐다. 이들 중 바카노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죽마고우'로 알려졌다. 그를 SBU 책임자로 임명했을 때,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측근 인사'라는 비판이 일었으나, 젤렌스키는 SBU 개혁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인사를 강행했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바카노프가 조직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게 되자 조직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전격 경질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는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두 기관 구성원들이 러시아에 협력하는 사례가 많이 밝혀져 고위 관리를 해고했다"면서 "국가 안보의 근간을 위배하는 이러한 일련의 범죄는 관계된 지도자들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밝혔다. 그는 검찰 및 법 집행 공무원들의 반역 및 공모 혐의 651건이 제기됐으며, SBU와 검찰 조직에 속한 60여명이 현재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에 맞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여전히 건재...영국에 가장 큰 위협"

한편, 라다킨 영국 참모총장은 이날 BBC와 인터뷰에서 푸틴이 여전히 건재하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실각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그는 "군 전문가로서 우리는 러시아의 정권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며 "푸틴은 반대파를 모두 진압할 수 있고 위계구조상 상층부에 푸틴에게 도전할 동기가 있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영국 총리에게 러시아가 영국에 가장 큰 위협이고, 이 문제가 수십년간 지속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17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밀밭이 불타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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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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