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65호인 전북 고창 선운사 만세루(萬歲樓)가 지붕 보수 공사에 들어간다.
1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수리기술위원회가 최근 만세루의 지붕 기와와 풍판(風板 : 맞배지붕의 양 측면 부분에 비바람을 막기 위해 판재를 이어 붙여 만든 부분) 부분을 보수할 필요가 있다는 안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조건부 가결' 결정을 내렸다.
만세루의 지붕 기와는 노후와 겨울철 동해 등으로 상당수 훼손돼 있어 누수로 인한 목(木) 부재의 부식을 예방하기 위한 보수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공사는 손상된 범위를 확인한 뒤 가능한 최소한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고창 선운사 만세루는 조선후기 불교사원의 누각건물이 시대 흐름과 기능에 맞춰 그 구조를 적절하게 변용한 뛰어난 사례인 동시에, 구조적으로는 자재 구하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창성 가득한 건축을 만들어 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만세루의 특징은 사찰 누각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정면 9칸이라는 점.
현존하는 사찰 누각은 대체로 정면 3칸이 주류이고, 5칸이나 7칸 규모도 있지만, 만세루처럼 9칸 규모는 흔치 않다.
또 이 건물의 가운데 3칸은 앞뒤 외곽기둥 위에 대들보를 걸었고, 좌우 각 3칸에는 가운데에 각각 높은 기둥을 세워 양쪽에 맞보를 거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하나의 건물 안에서 두 가지 방식으로 보를 걸어 구조의 안전을 꾀하면서 누각의 중앙 공간을 강조한 특징이 있다.
여기에 가운데 칸 높은 기둥에 있는 종보는 한쪽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자연재를 이용한 점이다. 일부러 가공한 것이 아닌 자연에서 둘로 갈라진 나무를 의도적으로 사용해 마치 건물 상부에서 보들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건물의 또 다른 특징이다.
만세루는 선운사에 전해지고 있는 기록물인 「대양루열기」(1686년), 「만세루 중수기」(1760년)에 따르면 1620년(광해군 12년)에 대양루로 지어졌다가 화재로 소실된 것을 1752년(영조 28년)에 다시 지은 건물이다.
한편 만세루는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역사와 건축,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6월 보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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