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출마 허용을 요구하며 당과 갈등을 빚고 있는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우상호 비대위원장을 만나 자신의 당 대표 선거 출마 자격 문제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재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우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불가 방침을 명확히 했지만, 박 전 위원장은 이번주 내로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전 위원장과 우 위원장은 13일 정오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만났다. 전날 박 전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 위원장과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응하는 차원에서 우 위원장이 오찬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한 시간에 걸친 만남 후 박 전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안으로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우 위원장도 그런 제 결정을 존중한다고 하셨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우 위원장이) 제가 후보 등록한 이후 내부에서 (출마 가능 여부를)결정하겠다고 약속하셨다"면서 "그 전에 당 내에서는 다시 한 번 더 (저의 출마 허용을) 논의하기는 어렵다고 하는데 그것에 있어서 저와 이견이 있기는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직 비대위원장을 지냈고 대선에 기여한 바도 있어서 (예외를) 적용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씀드렸는데, (우 위원장이) 한 번 논의된 것을 재논의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예외로 인정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줄곧 고수해오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제가 생각하는 책임정치는 만약 (저의 출마를) 부결 처리한다면 그 이유를 소상히 밝히는 게 좀 더 솔직한 정치의 모습이라 생각했다"며 "(당원 가입 후) 6개월 기준에 있어서 비대위원장 시절에 계속해서 봐온 '당무위 의결로 달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서 그것으로 판단해달라고 여러 차례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후보 등록은 예정대로 할 예정이고 추후 결정할 것은 당 내에서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에는 반대 의사를 표하면서도, 청년 정치인으로서 박 전 위원장의 역할에 대한 당부를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앞으로 정치권 안에서 보다 많은 역할 해주길 격려해주셨고, 목소리 내는 것에 대해 청년 정치인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목소리내고 계속 얘기하는 것에 대해선 이견 없다고 얘기해주셨다"면서 "서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보다 건강하게 앞으로 하자, 이런 정도로 정리했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아울러 연일 저격하고 있는 이재명 의원과의 회동 여부에 대해선 "예정된 바 없다"고 했다.
당 대표 출마 의향을 밝힌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월 말 입당해 당헌·당규상 6개월 전 입당해 12개월 내 6회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당대표·최고위원 피선거권을 얻을 수 있다는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당 지도부에 예외 인정을 요구했으나, 민주당 비대위는 "박 전 위원장이 소중한 민주당의 인재이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출마 불허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토사구팽" 등 수위 높은 단어로 당을 비판하는 등 갈등이 이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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