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위기 이준석, 혁신위 출범시키며 '마이웨이'

李, 윤리위 관련 질문엔 묵묵부답…최고위 의결 통해 혁신위는 출범

사상 초유의 당 대표 징계를 다루는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회의가 개최된 다음날, 이준석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혁신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내 갈 길을 가겠다는 듯한 태도다.

이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은 당 혁신을 총괄하는 혁신위가 출범하는 날이다. 앞으로 혁신위 활동을 통해 대선과 지선 승리를 넘어 확실하게 저희가 의회에서도 다수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초를 닦는 역할을 충실히 하면 좋겠다"라고 짧게 모두발언을 했다.

공개발언에서 의연하게 혁신위 출범만을 강조한 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가 끝난 뒤 불편한 심사를 드러내기라도 하듯 통상적으로 진행하던 브리핑 없이 당 대표실로 향했다. 따라붙은 기자들이 '윤리위와 관련해 할 말 없나',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이 자신의 징계절차 개시가 무효라는 주장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등 질문을 했지만 이 대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리위 "김철근 징계절차 개시…이준석 소명은 7월 7일"

전날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국회 본관 228호에서 회의를 열고 이 대표에게 제기된 '성상납 증거인멸'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 성상납 의혹 제보자 장모 씨를 만나 제보를 무마하는 대가로 '7억 원 투자 각서'를 써주며 증거인멸에 나섰다는 혐의를 받는 김 실장이 이날 회의에 출석했다. 소명 자리에서 김 실장은 해당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가 끝난 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김 실장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한다"며 "사유는 증거인멸 의혹 관련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준석 당원, 현 당 대표(에 대한 징계)는 다음달 7일 제4차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소명을 청취한 후 심의 의결하기로 했다"고 했다.

회의가 열리는 동안 회의장 근처에 있는 당 대표실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이 대표는 이 위원장의 브리핑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경로로 출석 의사를 전달하고 여기 대기하고 있었지만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7월 7일 소명 기회를 준다고 했는데 2주 뒤에 무엇이 달라지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길어지는 절차가 당 혼란(해소)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든 구성원이 알 텐데 (징계 절차가) 길어지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언론인보다 많이 아는 게 없어 이 사안에 대해 따로 드릴 말이 없다"고 했다.

징계 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당규상 당무감사위원회의 조사 없이 자신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하는 것은 "규정 위반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 교사' 의혹 징계 심의 중인 국민의힘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 도중에 잠시 회의장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 주도 혁신위는 최고위 의결 거쳐 출범

한편 이 대표가 주도한 국민의힘 혁신위는 이날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출범이 확정됐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의결을 요청하며 "대선, 지선 승리에 안주하지 않고 다가올 내후년 총선에서 승리해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적 국정 수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당 혁신 가속"을 혁신위의 취지로 설명했다.

총 15명으로 구성된 혁신위원 중 최고위원 추천몫 7명은 한무경 의원(권성동 원내대표 추천), 김미애 의원(성일종 정책위의장 추천), 김민수 한국창업진흥협회장(배현진 최고위원 추천), 김종혁 경제사회연구원 미디어센터장(조수진 최고위원 추천), 서정숙 의원(윤영석 최고위원 추천), 이건규 JCT 관리이사(정미경 최고위원 추천),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김용태 청년최고위원 추천)이다.

부위원장과 나머지 7명의 혁신위원에 대한 추천 권한을 가진 최 위원장은 부위원장으로 조해진 의원을, 혁신위원으로 노용호 의원, 곽향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구혁모 국민의당 화성시의원, 이옥남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장, 정희옥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채명성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을 추천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