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철회'…안전운임제 연장 논의는 국회로

일몰제 '폐지'를 위한 국회 논의 난맥 예상…국민의힘의 의지에 달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가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기로 합의하며 지난 7일 시작된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8일만에 마무리됐다. 다만, 안전운임제의 일몰제(해가 지듯 법률의 효력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소멸되는 제도) '폐지'는 아니어서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채로 공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는 14일 밤 10시 40분경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컨테이너, 시멘트)를 지속 추진하고, 품목 확대 논의를 이어가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안전운임제는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돼 최저임금제도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화물노동자들에게 일종의 최저임금의 역할을 한다. 낮은 운임으로 과로·과적 운행이 일상화된 화물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운임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가 공표하는 운임이다.

화물연대는 입장문에서 "늦게라도 정부에서 안전운임을 폐지하지 않고 지속하겠다는 약속한 것을 환영한다"며 "이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위해 여야와 대화를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2018년 국회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화물자동차법) 개정을 하며 안전운임제를 도입했지만, 3년간 시행한 뒤 일몰되는 조항이 포함되었다. 이번 합의는 일몰제 '폐지'가 아닌 '지속 추진'을 합의한 것임으로, 일몰제 '폐지'를 위해선 국회 입법이 필요하다.

이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도 화물연대와의 대화에 응해주기를 촉구한다"며 "안전운임제 일몰제가 국회에서 폐지되고 전 차종·전 품목으로 확대될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전날 합의에 따라 △국회 원구성이 완료되는 즉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시행성과를 국회에 보고하고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대한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품목 확대를 논의하며 △유가보조금 제도 확대를 검토하고 △운송료 합리화 지원·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화물연대의 총파업 8일째인 14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열린 5차 실무교섭에서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이 정회 후 재개된 회의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일몰제 '폐지'를 위한 국회 논의는 난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안전운임제 도입 당시 국회는 제도가 일몰되기 1년 전인 2021년에 국토부가 시행 결과를 보고하면 제도 지속 여부 및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일몰 6개월이 남은 현재까지 국토부의 보고도, 국회의 논의도 시작되지 못했다. 여기에 21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까지 지연되고 있다.

문제는 여당인 국민의힘의 의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안전운임제 도입 당시부터 일몰제 도입에 반대를 표했으나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요구로 일몰제가 도입됐다. 이번 교섭과정에서도 국민의힘은 합의 주체로 교섭을 이어오다 화물연대와 국토부 간 최종 합의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몰제 폐지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3일 "일몰제 폐지를 하게 되면 사실 영구입법화 되는 것인데, 이 부분은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화물연대는 "총파업투쟁을 유보하고 16개 지역본부별로 현장 복귀할 예정"이라며 "정부 및 국회가 화물연대와의 합의를 지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다"고 거듭 일몰제 폐지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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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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