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백악관 초청에 "국격 떨어뜨려" 저격한 美 앵커는?

親 트럼프 매체 <폭스뉴스> 터커 칼슨, 극우세력 '최애' 앵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방탄소년단(BTS)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것에 대해 "국격을 떨어뜨리려는 이 나라가 싫다"고 비판한 <폭스 뉴스>의 터커 칼슨 앵커는 인종차별주의자로 유명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든 '일등 공신'이라고 평가 받는 <폭스뉴스>의 대표 앵커 중 한명이며,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언론인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터커 칼슨 투나잇 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상황이 내·외부적으로 매우 나빠졌다.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바이든 대통령을 저격했다. 이어 그는 BTS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해 논의한 것에 대해 누가 봐도 비꼬는 말투로 "오늘 백악관에 한국 팝 그룹을 초대했다(…) 잘했어, 애들아(Good Job, Boys)"라고 말했다. 그는 BTS에 앞서 소셜미디어계 스타를 백악관에 초청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국격을 떨어뜨리려는 이 나라가 싫다.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칼슨은 자신의 트위터에도 해당 뉴스 링크를 게시하면서 "더이상 언론조차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백악관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칼슨의 이같은 '망언'은 BTS 팬인 '아미'들이 칼슨의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몰려가 반박하는 등 오히려 역풍을 불러왔다. 

앞서 백악관은 '아시아계,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제도 주민 유산의 달(AANHPI)'인 5월의 마지막날을 맞아 BTS를 초청했다. BTS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 전 백악관 브리핑룸을 찾아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BTS는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최근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많은 증오 범죄에 대해 굉장히 놀랐고 마음이 안 좋다. 이런 일이 근절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나와 다르다고, 그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등 증오범죄 등 '다름'에 기반한 폭력과 차별에 대해 '한국어'로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는 '코로나19 증오범죄법'에 서명한 것과 같은 대통령의 결정에 감사한다. 백악관과 미국 정부가 해법을 찾으려고 하는 것에 감사하다. 우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증오범죄에 대한 정치적 해법을 주문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좋은 사람들이 그것(증오)에 대해 말할 때 증오는 숨게 된다"며 BTS의 적극적인 활동에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터커 칼슨은 평소 '백인우월주의 이데올로그'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트럼프 열성 지지자들을 상대로 '좌표 찍기'를 충실히해온 앵커다. 그는 트럼프에 앞서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지칭하기도 했으며, 구충제를 코로나 치료제로 소개하는 등 언론의 객관성. 중립성 따위는 개의치 않는 언론인이다. 최근 칼슨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국인들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미워해야할 이유가 없다"며 전쟁을 찬성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폭스뉴스가 만든 프랑켄슈타인"

미국 시청률 1위의 케이블 방송 <폭스뉴스>는 2016년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사업가인 트럼프를 방송인으로 성공시키고, 방송으로 얻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정치나 행정 경력이 전무한 그가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를 꿰차기까지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오랫동안 트럼프와 <폭스뉴스>의 유착관계에 주목해온 CNN의 방송 담당 기자 브라이언 스텔터는 "트럼프는 폭스뉴스가 만든 프랑켄슈타인"이라고 주장했다. 폭스뉴스가 트럼프의 '킹 메이커' 역할을 해서 대통령이 되도록 도왔지만, 권력을 잡은 뒤에는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괴물이 되어 버렸다는 비유다. 그는 또 '폭스와 친구들' 프로그램의 제작자는 트럼프가 시청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를 위한 내용으로 제작을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 터커 칼슨 앵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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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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