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TV 해킹으로 '발칵'…"당신 손에 우크라인들의 피가 묻어있다"

전승절 열병식 중계 직전 공격 당해…우크라 언론인들은 퓰리처상 수상

"당신의 손엔 수천명의 우크라이나인들, 수백명의 죽은 아이들의 피가 묻어 있다. TV와 당국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전쟁에 반대하라."

지난 9일(현지시간) 채널1 등 러시아 TV 채널의 프로그램 제목과 설명엔 일제히 이런 문구가 떴다.

미국 MSNBC에 따르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 기념행사 직전 러시아 TV 채널이 해킹돼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반전 문구가 송출됐다. 전승절 기념행사 프로그램 제목과 설명이 위와 같은 반전 문구로 대체됐다.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는 해킹 몇 시간 뒤 트위터에 "좋은 아침, 모스크바"라는 문구와 함께 해킹된 방송 사진을 올려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또 친정부 성향의 러시아 온라인 신문 렌타도 해킹 당했다. 렌타에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은 가련하고 편집증적인 독재자로 변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군인들 시체를 버렸다" 등 전쟁을 비판하는 기사가 실렸다 삭제되기도 했다.

▲9일 해킹 당한 러시아 TV. ⓒMSNBC 화면 갈무리

한편, 우크라이나 언론인들은 이날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상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우크라이나 언론인들이 폭격과 납치, 러시아군의 점령과 살해 등 각종 위험에도 불구하고 참혹한 전쟁의 현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헌신했다면서 특별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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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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