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전주에서 또 하나의 특별한 전시가 관람객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전주박물관이 8월17일까지 마련한 '이집트-삶, 죽음, 부활의 이야기'특별전이 바로 그것.
지방 국립박물관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이집트 관련 전시인 이번 특별전에는 실제 미이라를 비롯해 94점의 고대 이집트 문화재가 선보인다.
이집트 문명은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로 약 5000년 전부터 나일 강을 중심으로 태동하기 시작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고대 이집트 사람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들이 그토록 바랐던 부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시장은 크게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람객이 처음 마주하는 것은 고대 이집트 신들의 조각상들과 이집트인들의 일상을 알 수 있는 생활용품들이다.
죽은 사람의 부활을 심판하는 이집트 최고의 신 중 하나인 '오시리스(Osiris)' 조각상은 작지만 뛰어난 균형미를 보이고 있다.
죽은 뒤 부활해 지하세계의 왕이 된 오시리스와 그의 부인 이시스(Isis)의 신화는 이집트 사람들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이다.
또 지혜와 기록의 신인 '토트(Thoth)'의 아바타로 여겨지는 ‘따오기의 관’은 마치 현대미술 작품과도 같아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집트 사람들은 사막의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화장을 했다고 전해지는데 전시장에서는 지금의 아이라이너와 비슷한 콜(Kohl)을 바르는 화장도구와 미의 여신으로 장식된 거울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공간에서는 이집트의 가장 유명한 파라오 중 하나인 람세스 2세의 조각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람세스 2세는 우리나라의 고구려 장수왕과 비슷하게 70여년에 이르는 오랜 통치기간과 영토를 넓게 확장했던 왕이다.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파라오 조각상들은 매우 사실적으로 조각되어 있어 지금이라도 당장 말을 할 것만 같다.
부활과 영생이 이집트인들에게 얼마나 간절한 것이었는지를 무덤에서 출토된 여러 가지 물건들을 통해 볼 수 있다.
특히 오시리스의 심판에서 본인의 심장에게 자신의 죄를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주문을 적은 스카라브(Scarab, 풍뎅이나 쇠똥구리 모양을 한 부적의 일종)에서는 부활에 대한 고대 이집트인의 열망이 느껴진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 ‘테베의 수장’이라고도 일컬어지던 고위 귀족 파셰바카이엔이페트의 관의 화려함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세 번째 공간에서는 무려 약 3500년에 이르는 고대 이집트의 역사가 지금까지 전해질 수 있었던 이유인 신성문자 '히에로글리프(Hieroglyphics)'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다.
여러 가지 비석과 조각상에 새겨진 상형문자들은 고대 이집트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마지막 공간은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실제 미이라가 전시되어 있는 방이다.
2700여 년 전 영원한 삶을 살고자 했던 고대 이집트인 토티르테스의 관에서 확인된 실제 미이라와 완벽한 부활을 위한 일종의 기도문이자 컨닝페이퍼와 같은 '사자의 서(Book of the Dead)'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들의 전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이집트 특별전'도 마련됐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사전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홍진근 국립전주박물관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는 고대 이집트의 문화유산을 직접 보고 당시 사람들의 숨결과 발자취를 느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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