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에 지원한 무기는 '추적 불가'…'암시장 거래' 우려도

"암시장 거래 등 위험 알지만 당장 우크라 사정이 더 급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규모로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제공된 무기가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과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투입한 무기가 탈레반에 흘러들어간 사례 등이 있어 전쟁이 길어질 경우 무기들이 오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방송 <CNN>은 19일(현지시간) 국방부 당국자 등의 취재를 종합해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무기들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미국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보기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우리(미국)는 잠시 동안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 추적에 대한) 정확도를 갖고 있지만, 무기가 전장의 안개 속으로 들어가면 거의 아무 것도 모르게 된다. 거대한 블랙홀 속으로 무기를 떨어뜨리는 셈"이라고 이 매체에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주 우크라이나에 155mm 곡사포 18대, 포탄 4만 발, 구소련제 Mi-17 헬기 11대, 대전차 드론 스위치블레이드 300대를 포함한 8억 달러(약 9900억원) 규모의 군사지원을 발표한 바 있다. 19일 미 언론들은 이와 비슷한 수준의 추가 군사 지원 방안이 며칠 내로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미국이 지원한 무기 중 특히 탄약, 총, 이동식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과 대공 미사일 스팅어, 스위치블레이드와 같은 비교적 소형 무기들의 추적이 어렵다고 봤다. 해당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매체에 예를 들어 재블린 미사일은 시리얼 넘버를 갖고 있긴 하지만 실시간으로 이동 및 사용을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일회용 드론인 스위치블레이드 또한 추적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현 시점에서 그것들(무기)이 어디에 있는지, 우크라이나인들이 그것을 사용하고 있는지 말할 수 없다. 그들(우크라이나군)은 그들이 발사한 총탄에 대해 우리에게 모두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이 스위치블레이드를 어느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절대 정확히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케이토(CATO) 연구소의 조던 코헨 국방 및 외교 정책 분석가는 전쟁이 끝나거나 장기 교착 상태로 들어설 경우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대량의 무기들이 어떻게 될지 우려된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 지원된 탄약들은 러시아와 싸우는 데만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탄약들은 고의적이든 아니든 오용될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미국은 1979년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소련에 맞서는 아프간의 이슬람 무장 게릴라 조직 무자헤딘을 지원하며 스팅어를 포함한 많은 무기를 보냈는데 이 무기 중 일부는 탈레반의 무장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후 아프간에 투입한 스팅어를 회수하려 노력했지만 전부 회수하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해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뒤 탈레반이 정부를 장악했을 때 이들이 미국이 아프간군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했던 무기를 차지해 사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국방부 당국자는 바이든 행정부도 무기가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당장 우크라이나에 충분한 무기를 공급하지 못하는 것을 더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이 매체에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무기가 암시장으로 흘러들어가거나 엉뚱한 세력의 손에 들어갈 수 있지만 당장 더 많은 무기를 필요로 하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에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러시아의 손에 넘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기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데 실패하거나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의 항복을 받아내지 못했다는 사실은 무기가 우크라이나인들 손에 남아 있다는 뜻이라고 <CNN>에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무기가 주로 밤에 아무 표시가 없는 차량에 실려 우크라이나 서쪽에서 이동하는데 이 부근은 우크라이나의 방공 시스템 때문에 러시아 공군이 지극히 제한된 정보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엿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한 병사가 미국산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을 겨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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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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