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자녀, 아빠 병원에서 봉사활동, 아빠 학교에 편입학

경북대 '봉사활동', 의대 편입용 '스펙쌓기' 의혹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경북대 의대 교수와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특히, 두 자녀의 '서류 스펙'에 정 후보자가 재직하던 경북대병원 봉사활동 이력이 기재돼 '아빠찬스'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이 경북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전형에 합격한 아들의 자기기술서 사회활동 내역에는 봉사활동 3가지 항목만이 기재돼 있다. 각각 2015년 1월 19~23일, 2016년 1월 11~15일, 7월 25~29일 경북대병원에서다. 업무는 환자 이송 지원과 물품 정리 등이며 봉사 횟수는 25차례, 85시간으로 돼 있다. 

2017년 편입학 전형에 합격한 딸의 경우 9개의 사회활동 내역 중 두 항목, 2016년 1월 11~15일과 7월 25~29일 경북대 봉사활동 이력이 기재됐다. 업무는 환자 이송과 검사실 안내 지원으로 총 20차례, 봉사 시간은 70시간이다.

자녀가 편입학한 시기와 전형을 살펴보면, 아들 정 모 씨(31)는 2017년 말 '2018년 학사 편입학 특별전형'에 합격했다.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장이었으며 아들의 입시 직전인 2017년 8월 취임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경북대 IT대학 전자공학부를 다녔고 직전해 여동생과 함께 응시했으나 불합격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이 합격한 특별전형은 그해 만들어졌으며 대구·경북 지역 출신 학교를 대상으로 했다. 모집 인원 17명 중 98명이 지원해 5.8대 1의 경쟁률이었다. 경북대 의대 학부 편입제도는 의학전문대학원 폐지에 따라 2017년부터 4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한 제도다. 첫해 모집 인원 33명을 전국단위로 지원받는 일반전형이었다. 특별전형은 다음 해 일반전형에서 분리돼 만들어졌다.

정 후보자의 딸 정 모 씨(29)는 오빠보다 한해 앞선 2016년 12월 '2017년 경북대 의과대 학사 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당시는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으로 근무하던 때다. 딸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를 졸업했으며 그가 지원한 학사편입생 모집 인원은 33명으로 338명이 지원해 10.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17년 경북대 학사 편입 지원 조건을 보면, 전적대학 전공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돼 있다. 3배수를 뽑는 1단계 전형은 전적대 성적 200점, 공인영어 100점, 서류전형 200점이 배점됐다. 2단계 전형은 1단계 성적 500점에 면접고사 100점, 구술평가 200점이 배점됐다. 심사위원의 재량의 폭이 매우 넓다.

봉사활동 점수가 서류전형 평가기준에 포함된 만큼, 자녀들의 봉사활동이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을 염두에 둔 '스펙쌓기'로 아니냐는 지적과 전형 과정에 정 후보자의 입김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입시 의혹에 이어 자녀의 재학시절 정 후보자가 교수직을 겸임한 사실도 논란이다. 정 후보자는 병원장으로서 교수직을 겸임했는데, 딸이 의대 본과 3학년이던 2019년 3학년 과목인 '의료정보학' 과목의 책임교수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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