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와 50대, 모병제·탈서울로 본 세대 간 의식의 간극은 어느 정도?

[기고] 20대와 50대 의식 조사

민주화운동 세대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심포지엄과 여론조사를 했다. 이번 행사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인재근 의원, 이용빈 의원실이 주최하고 80년대 민주화운동 심포지엄추진위원회가 주관한 80년대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두 번째 심포지움의 일부로 기획되었다. 따라서 심포지엄의 컨셉인 '세대차이인가? 세대충돌인가?' 주제에 '청년, 민주주의, 노동, 그리고 페미니즘'이란 부제를 의식하며 준비하였다. 심포지엄의 근저에는 과거 민주화운동을 같이했던 동지들이 모여 아직 우리가 못다 한 숙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변화한 세상에 민주화운동 정신을 어떻게 계승 발전시킬지 성찰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였다.

여론조사는 50대와 함께 20대 청년의 의식을 조사했다. 그래야 두 세대가 얼마나 생각이 같고 다른지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내용은 주요한 사회적 현안에 대한 평가와 함께 두 세대에 대한 평가를 넣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민주화운동세대의 탈서울 문제에 대한 반응을 물어보았다. 

이런 취지에서 조사는 행사 전 짧은 시간 안에 아직 발표자들이 발표문을 다 쓰지도 않은 상태에서 결과를 예상하며 설문을 구성하고 조사를 기획하고 진행하였다. 전화나 면접조사는 비용이 많이 들고 그렇다고 학계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ARS 조사를 할 수는 없었다. 본 질문만 20개에 인구통계학적 변수도 10개에 달하는 조사를 ARS는 수행할 수가 없다. 그래서 불가피 설명이 긴 설문을 감당할 수 있는 웹 조사를 택했고 140만 명의 자체 패널을 가지고 있는 전문 조사회사인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했다. 2월 10일과 11일에 걸쳐 20대와 50대 각 300샘플 씩 총 600샘플을 성, 연령, 지역 변수 비율에 맞게 할당 후 무작위 추출하였다.

마침 때가 대선 직전이라 사회적으로 몹시 민감한 상황이었다. 자칫하면 선거조사로 간주되 검열을 연상시키는 사전 신고를 통해 설문 검사를 받아야 하고 언론사가 할 경우에는 사전 신고가 면제되고 사후 등록하면 되지만 역시 선거조사면 샘플 수가1000개를 넘어야 한다. 이 조사같이 20대와 50대를 각각 조사하고 비교하려는 취지라면 각각 1000샘플씩 2000샘플을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 조사회사의 입장이었다. 불가피 선거조사로 오인되지 않게 조심했다. 샘플 증가는 비용 증가를 의미하고 조사를 못한다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조사 내용에 대해 세 부분으로 나눠서 핵심만 소개하겠다. 첫째, 청년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모병제와 국립대 무상화 질문이었다. 둘째, 80년대 민주화운동에 대한 평가이다. 셋째, 50대의 탈서울에 대한 반응이다.

첫째, '월급 300만 원과 취업준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된다면 3~5년 계약으로 선택하는 모병제는 선택할만한가요?'라고 물었다. 20대는 79.7%, 50대가 91.7%가 찬성을 했다. 이 결과는 지금까지 있었던 모병제에 대한 조사 가운데 가장 찬성이 높다. 기존의 조사는 무턱대고 징병제냐 모병제냐라고 물었다면 이 조사는 짧지만 핵심적 요인을 설명하고 있어서 차이가 났다고 본다. 취업난과 양극화 속에 청년들이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장의 소득과 미래 취업 전망이다. 당사자보다 50대 부모 세대가 더 높은 점도 재미있다. 과거엔 실현불가능했으니 더 반응이 좋다고 추정해볼 수 있겠다.

각 조사가 설문과 조사 방식이 달라 시간에 따라 변화를 말하기가 어렵지만, 여러 조사 방식을 섞은 ARS 조사인 CBS 조사와 인터넷 조사인 KBS 조사를 별도로 하면 큰 흐름은 말할 수 있다. 적어도 어느 한쪽으로 과도하게 기울어진 상황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CBS 조사와 KBS 조사는 어느 한쪽으로 기운 결과를 보여준다. 학계가 그 결과를 신뢰하는 전화조사 방식을 사용한 조사들이 같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 사실은 같은 회사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도 검증된다. 리얼미터 조사는 2012년 모병제 찬성 15.5%에서 2016년 찬성 27.0%, 2019년 찬성 33.3%로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갤럽 조사도 2016년 모병제 찬성 35%에서 2021년 43%라는 결과를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모병제 지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 결과는 놀라운 변화이다. 병력 자원의 부족 때문에 50만 징병제 유지가 어려워진 상황이고 2022년 국방 예산이 52조 원인 상황에서 전문가들이 추산하는 전면 모병제 실시 경우 최대 12조 원의 추가 예산 소요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현재 여성징병제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조사 결과를 본다면 정치인들의 무감각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방국립대를 무료로 하고 학생 모집이 안 되는 지방사립대를 국립대에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질문했다. 20대는 찬성이 52.3%, 50대는 58.7% 찬성이 나왔다. 성과 연령에 따라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질문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반값 등록금이 사회적 의제로 등장한 지 15년이 넘었다. 유럽에서 '68운동' 이후 대학 개혁을 추진했고 대학 무상화가 일반화됐는데 그보다 경제적 능력이 훨씬 좋아진 현재 대한민국은 아직도 반값 등록금을 국가 장학금으로 준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이 총 415개 대학 중 46개 국공립대를 대상으로 산정(2020년 기준)한 결과 9943억 원이면 무상화가 가능하다. 대학에 진학할 학령인구는 2010년 60만 명이다가 2020년에는 40만 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학생들마저 상당수 오지 않게 되면서 지방대학의 학생 부족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제 불가피하게 대학 수를 줄이면서 세계 최고인 사립대학 비율도 줄여야 한다. 미국도 30%인데 우린 80%이다. 재단 관련 인물을 직원 채용하고 부정이 적발되는 등 사학의 방만한 경영이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아직 사회적 의제화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국립대 무상화가 상당한 지지기반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둘째, '1980년대 전두환 정권에 저항한 민주화운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하고 물었다. 필요했다는 응답이 20대는 88.7%, 50대는 92.3%로 매우 높았다. 사회적 합의 수준이라 말할 수 있다. 이어서 '80년대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인물들의 우리 사회 발전에 대한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하고 물었다. 이 역시 20대 89.3%, 50대 84.3%로 20대가 더 높았고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현재 50대는 기득권층이다라는 주장에 동의하시나요?'라고 물었더니 50대가 52.7%가 인정한 반면 20대는 75.3%가 동의했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은 꼭 필요했고 이후에도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은 인정하지만 현재는 기득권층이라는 응답이 20대에서 많았다. 60대 이상에 대한 평가는 이후 과제로 남겨야겠다.

셋째, '어느 대학교수는 1년에 베이비부머 100만 명이 서울을 떠나야 청년과 지방이, 나아가 우리나라가 산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대로 현재 50대인 수백만 명이 10년 안에 집을 팔고 서울을 떠나 비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하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20대는 69.7%, 50대는 69% 찬성으로 세대 간 차이 없이 찬성이 높았다. 아직 큰 목소리는 아니지만 흐름이 본격화될 경우 사회적 호응을 예상할 수 있는 조사 결과였다.

이어서 ''50대의 탈서울캠페인'에 대해 귀하께서 받은 느낌은 무엇인가요?'를 물었다. 자발적, 집단적이어야 성공한다고 보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20대에서 57.7%로 가장 높은 선택이었다. 이 응답은 제발 좀 성공하라는 의미를 갖는 응원의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역설적으로 실패할 가능성도 많다고 보는 것이다. 서울의 주택난 해소와 집값 하락에도 20대의 43%가 동의했다. 그러나 비현실적이라고 보는 의견도 51%였다. 50대는 그 의견이 33.7%로 20대보다 낮았다. 다수가 현실적 대안이라고 본다고도 할 수 있다. 50대에서는 베이비부머의 노후대책이라는 의견도 40%였다.

'귀하께서는 현재 대한민국 인구 과반이 수도권에 몰려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시나요?' 하고 물었다. 수도권 과밀에 대한 우려는 20대 77.7%, 50대는 90%로 공통적으로 매우 높았다. 처음부터 대도시에서 자라난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과밀하다는 의식이 덜한 것 같다.

'비수도권 지역이 서울의 50대를 받아들이는데 가장 부족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는 81.3%가 일자리라고 대답했다. 아직 노후 준비가 안 된 경우가 많고 비용이 덜 드는 곳으로 가서 더 일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의료시설(71%), 문화시설(49.7%)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중교통이 서울에 비해 불편할 텐데 자가용 소유 때문인지 그에 대한 우려는 32%에 불과했다. 주거시설에 대한 우려도 22%에 불과했다.

이 외에도 남북통일과 페미니즘, 10년 내 자기 집 마련의 가능성, 종부세 인식 등 재미있는 질문과 응답이 있으나 아쉬움을 가지고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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