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논두렁 태우기, 익충은 크게 줄고 해충엔 효과 없어"

김제 부량-완주 이서- 익산 망성 등서 월동 해충 효과 분석

▲ⓒ농촌진흥청

겨울철 관행적으로 하던 논두렁 태우기가 병해충 방제에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전북도농업기술원과 함께 논두렁 태우기가 생육기 해충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2년 동안(2020~2021년) 전북 김제 부량면(일반 재배), 완주 이서면(친환경 재배), 익산시 망성면(친환경 재배)의 논과 논두렁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22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농업지역과 친환경 농업지역의 논과 논두렁 모두에서 멸구류 등 해충 비율은 4.9~9.1%로 낮았고, 거미류 등 익충의 비율은 90.6~95.1%로 높았다.

논두렁을 태운 후 논과 논두렁의 익충 밀도는 태우기 전보다 최대 95.5%까지 줄었으며, 4주가 지날 때까지 태우기 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논두렁 태우기가 벼 생육기 주요 해충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벼 이앙 직후인 5월 하순부터 수확기인 10월 중·하순까지 주요 해충인 벼멸구, 애멸구, 흰등멸구, 혹명나방, 먹노린재, 벼물바구미 등 6종의 발생 추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일반 농업지역과 친환경 농업지역 모두 논두렁을 태운 곳과 태우지 않은 곳의 해충 발생에 큰 차이가 없었다.

농촌진흥청 작물보호과 이세원 과장은 "월동 시기 논두렁을 태워 얻는 해충 방제 효과는 극히 적다"라며 "오히려 산불, 미세먼지 발생 우려가 크기 때문에 정월대보름 전후로 논두렁 태우기를 자제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송부성 기자(=전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