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버지니아, 공화당 주지사의 '트럼프식 행보' 역풍

오미크론 사태 와중에 '학교 마스크 의무화 금지' 행정명령...7개 교육청 소송 제기

미국 공화당 출신의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의 트럼프식 정치 행보가 역풍을 맞고 있다.

최근 취임한 영킨 주지사(이하 직함 생략)는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심판 여론으로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우세 지역)이었던 버지니아에서 당선돼 크게 주목 받았었다. 영킨은 지난 2009년 이후 13년 만에 당선된 공화당 출신 버지니아 주지사다.

성공한 기업인 출신인 영킨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다른 '합리적이고 온화한 보수'의 이미지를 내세워 중도층의 표심을 잡아 당선에 성공했다. '트럼프와 적당한 거리두기'로 그는 수도인 워싱턴D.C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북부 버지니아 지역에서도 어느 정도 어필에 성공했다.

지난 15일 취임한 그는 첫 행보로 영킨은 학교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선택 사항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당초 공약으로 내세웠던 '비판적 인종이론(Critical Race Theory) 교육'(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주의를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교육)도 금지시켰다.

문제는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종 확산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는 시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폐지시켜 일선 학교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더힐>은 24일(현지시간)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등 주내 7개 지역 교육청이 영킨의 행정명령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알링턴 카운티 지방법원에 냈다고 보도했다. 페어팩스 교육청 등 소송을 제기한 교육당국은 영킨의 행정명령이 '각 학군에 있는 학교에 대한 감독 권한은 학교 이사회에 있다'는 주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어팩스 교육청은 이날 학부모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현재 주지사의 행정명령과 관련해 소송을 진행 중이라면서 법원의 판결이 있기 전까지 학교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K-12)까지 모든 학교에서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가 오미크론 사태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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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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