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캠프 청년본부장 "여가부 한번 깔끔하게 박살을 내놓고 출발"

윤석열 '여가부 폐지'·'멸공 챌린지', 국민의힘도 엇박자

윤석열 후보가 내놓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내에서도 엇박자가 나고 있다.

공약을 담당하고 있는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정부조직 존폐를 짧은 메시지 한 줄 공약으로 발표한 윤 후보의 태도에 난감한 기색이다.

원 본부장은 1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솔직히 그 공약은 정책본부에서 한 건 아니다"며 "발표하는 당시에는 몰랐다"고 밝혔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도 기자들과 만나 "이런 미스(실수)를 없도록 하기 위해 윤 후보의 기본 공약을 알려드리고 원 본부장도 공부를 좀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권 본부장은 "여가부 폐지는 (윤 후보가) 경선 당시부터 했던 공약"이라며 "공약들이 후보 위주로 가는 부분이 있어 원 본부장에게 따로 얘기를 안 한 것"이라고 소통 논란 진화에 주력했다.

여가부 폐지 논란은 지난 7일 윤 후보가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짤막한 문구를 올리면서 비롯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여가부에서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해 여성과 남성에 대한 지원도 함께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능과 조직 변경에 중점을 두었던 데에서 '여가부 폐지'로 방향을 완전히 틀어 논란이 커졌다.

이탈이 심한 2030 남성층을 향한 강렬한 메시지로 지지율 복원을 모색하려는 전략적 선택이지만, 대선후보가 별다른 설명도 없이 여가부 폐지를 내놓아 젠더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도 "일방의 얘기만 듣고 결정하면 반대쪽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장예찬 선대본 청년본부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가부가 남성혐오부로 작용하고 있다"며 "한 번 깔끔하게 박살을 내놓고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가부가 뿌리 깊은 젠더 갈등을 앞장서 조장하고 있다. (예산을) 줄이라 정도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심판을 이미 받은 상태"라고 여가부 폐지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었다.

전날 윤 후보가 이마트에 들러 달걀, 파, 멸치, 콩 등을 구매하며 가세한 소위 '달파멸콩' 행보에 대해서도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멸공 인증 릴레이'에 대해 "선대본부 차원에서 방침으로 택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원희룡 본부장도 "누가 어떤 아이디어로 한 건지 실제로 의도를 가지고 한 건지는 말씀드리기가 뭣하다"며 "사실 썩 동의하기는 좀 그렇다"고 했다.

그러나 기자들과 만난 윤 후보는 '멸·콩 챌린지가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지적에 "가까운 마트에서 필요한 물건을 산 것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질서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누구나 의사표현의 자유를 갖는 것"이라며 "이 나라가 자유와 민주에 기반한 국가인지 판단할 근거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반공' 이념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초점을 둔 행보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2030 남성층을 겨냥한 메시지에 주력하는 이유에 대해선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인데 남성과 여성을 분류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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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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