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박근혜, 윤석열 방해 않을 것"

"앞으로 정치 하겠나? 대선 영향 크지 않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오는 31일자로 사면이 결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보와 관련해 "앞으로 정치를 더 할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며 "윤석열 후보에 대해 방해가 된다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 판에서 '박근혜'라는 변수를 치우고 싶은 내심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24일 국민의힘 서울시당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 사면이 내년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정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지금 박 전 대통령의 입장에서 정권교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다른 입장을 가질 수가 없기 때문에, 현재 정권교체를 위해서 뛰고 있는 후보인 국민의힘 윤 후보에 대해 무슨 방해가 된다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복당이나 정치 참여 전망에 대해서도 "복당 문제는 박 전 대통령 본인이 어떤 생각을 갖느냐에 달려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이 앞으로 무슨 정치를 더 할 거라고는 보지 않기 때문에 굳이 복당을 하려고 생각하겠느냐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의 형식을 빌려 말했지만, 사실상 '더 이상 정치하지 말라', '윤 후보를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를 에둘러 보낸 것으로도 읽힌다.

김 위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에서 배제된 데 대해서는 "대통령의 결심에 따른 문제이기 때문에 사면이란 것을 제3자가 이러쿵 저러쿵 논평할 수가 없다"고 했다. '옛 친이계-친박계로 야권을 갈라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뭐 그거 가지고 갈라치기가 되겠느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에 앞서 서울시당 행사에서는 서울 지역 대선 전략을 지시하고 일선 지휘관인 국회의원·당협위원장들을 다잡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서울에서의 대선 전략 핵심으로 제시된 것은 "부동산 조세 저항"감을 부추기라는 것이었다.

그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승 원인이 뭐냐, 부동산 정책의 실패도 있지만 그 근본을 따지면 조세 저항이 엄청나게 나온 선거"라며 "서울시장 보선 결과를 봐서는 결국 우리가 재산세에 대한 근본 검토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정책총괄본부에서 부동산세제 공약을 발표했다"고 했다.

전날 윤 후보와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이 각각 발표한 국민의힘 부동산 세제 공약은 2022년도 공시가를 2020년 기준으로 환원하고 종부세를 재산세와 합쳐 사실상 폐지하는 등 전반적인 감세 기조를 담고 있다.

김 위원장은 "(4.7 보선 당시) 서울시민이 생각하기에 실질적으로 부동산 투기는 정부 정책 잘못으로 생겨난 건데, 일부 투기꾼을 때려잡기 위해 계속 세금을 (대책으로) 사용했고 그 세금 자체가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켜 아무 과실이 없는 평범한 시민들이 정부 시책 잘못으로 피해를 봤다"며 "그에 대한 저항이 서울시내에 엄청나게 깔렸다는 인식을 갖고 그 점을 계속해서 강조하면 4.7 선거(의 성과)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그밖에 여론 동향에 대해서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여론조사 성향을 보면 우리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좀 뒤쳐지는 상황으로 인식해야 할 시기가 오지 않나 생각한다"고 위기감을 강조했다.

또 대부분 차기 총선 출마 예정자인 당협위원장들에게 "최근에 이상한 얘기가 많이 들려서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상당히 걱정들을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을 염려하는데 (정계개편을 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면서 "동요하지 마시라"고 안심시키는 제스처도 취했다.

김 위원장은 "3.9 대선에서 반드시 이긴다는 확신을 갖고 선거에 임해야만 다음에 따라오는 지자체 선거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고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의회 다수를 차지할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은 대선에서 서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과거 서울의 선거 역사를 보면 집권 여당이 서울에서 선거를 참패하면 그 정권이 무너진 실태를 3번은 본 것 같다. 1958년 당시 자유당이 서울에서 1곳 빼고 다 졌다. 그 여파로 1960년에 자유당 정권이 무너졌고, 1978년 10대 선거에서 공화당이 한 군데 빼고 다 패한 것이 박정희 정권 몰락을 가져왔다. 1982년 12대 선거에서는 민정당이 참패했다. 그 결과가 민주화"라고 자신의 정치 연륜을 과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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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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