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적 지향' 빼고 차별금지법 제정?

"성소수자 문제는 스크린하고 차별금지법 논의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차별금지법에 '성소수자 차별'이 포함되는 것에 대해 "성소수자에 대해서 곡해와 오해가 꽤 있어보여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좀 스크린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앙당사에서 열린 인터넷기자단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와 곡해가 너무 많아서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민주당 선대위는 '성적 지향·정체성에 따른 차별 금지'를 제외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 후보의 대선 공약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입법을 추진할 수는 없다"며 "일단 '낮은 단계'에서 법제화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성소수자 차별'이 차별금지법에 포함 되는 것을 "스크린"을 해야 한다고 한 맥락도 이와 맞닿아 있다. 차별금지법안은 '성별·장애·병력·나이·학력·전과·성적지향 등 어떠한 사유로도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종교계의 반발을 의식해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을 제외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한다는 입장은 2005년, 2006년 경선때부터 명확하게 가졌다"며 "무한하게 미룰 순 없어서 국회에서 논의를 실질적으로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소수자에 대해) 뭘 오해하고 있고, 반대 이유는 뭐고, 그 반대 이유가 타당한지 아닌지에 대해서 국민이 판단하는 기회를 가지면 좋을 거 같다"고 했다.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성소수자 학생들을 향해 '다 했죠?'라며 돌아서는 모습이 논란이 된 데 대해서는 "제가 좀 부족했던 것"이라며 "항의를 해서 들어줘야 하는데 생중계 되는 행사 시간은 바쁘고 해서 좀 이렇게 쌀쌀맞게 했던 게 저의 부족함"이라고 해명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이 14년 전 성적지향 등 7개의 차별금지사유를 삭제했던 과오를 반성하기는커녕 과거로 회귀하는 퇴행을 검토하는 현실에 기가 찰 뿐이다"라며 "성적 지향과 성별정체성을 포함한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때"라고 했다.

이들은 "민주당 내부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오는 이유는 이재명 후보가 '성적 지향과 성별정체성이 명시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는 말을 분명히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 후보는 차별금지 사유가 논란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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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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