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방지법' 중 오픈 채팅방 등 단체 채팅방의 불법 촬영물을 걸러내는 필터링 기술 적용을 두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검열의 공포'를 내세우며 정부를 비판학 있고,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를 'N번방 음란물 문제는 검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질서의 문제'라며 관련 법을 옹호했다.
문제가 된 법은 이른바 'N번방 방지법' 중 하나인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이다. 매출액 10억 이상 또는 일평균 이용자 10만명 이상 SNS·커뮤니티·인터넷개인방송·검색포털 사업자의 오픈채팅, 단체채팅방 등에 올라오는 동영상, 이미지 등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공하는 성범죄물 자료와 비교해 불법촬영물을 걸러낸다는 취지인데, 지난 1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다만 사적인 채팅창은 필터링 대상이 아니어서 관계가 없다. 오픈채팅방 등은 사실상 커뮤니티 게시판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또 누구든 방을 나갈 수 있는 플랫폼이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익명 게시판'에 가까운 셈이다.
오픈채팅방 등에 필터링 기술이 적용되면 기존 유통, 삭제된 성범죄 불법 촬영물 등의 재유통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 없는 일반 동영상 등이 필터링에 걸러질 가능성이 있어 의도치 않은 피해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방통위는 '검열 논란'에 대해 "카카오톡 오픈채팅 단체채팅방의 경우 검색해 들어갈 수 있는 일반에 유통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불법촬영물 필터링 기능이 적용되나, 사적 대화방은 헌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제외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N번방 방지법' 시행으로 혼란과 반발이 거세다. 'N번방 방지법'은 제2의 N번방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반면, 절대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에게 '검열의 공포'를 안겨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고양이 동영상'도 검열에 걸려 공유할 수 없었다는 제보가 등장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물론 불법 촬영물 유포나 디지털 성범죄와 같은 흉악한 범죄는 반드시 원천 차단하고 강도 높게 처벌해야 한다. 하지만 그 밖에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원칙과 가치가 있다. 특히 통신 비밀 침해 소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라며 "귀여운 고양이, 사랑하는 가족의 동영상도 검열의 대상이 된다면, 그런 나라가 어떻게 자유의 나라겠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11일 경북 구미의 금오공대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n번방 방지법'과 관련해 "사전검열이란 반발이 있나 본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좋다. 그런데 모든 자유와 권리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N번방 음란물 문제도 누리는 자유에 비해 다른 사람이 너무 피해를 입는다. 사회질서에 반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후보의 이같은 발언이 담긴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후 "국민이 커뮤니티 사이트나 SNS에 게시하는 내용을 정부가 정한 알고리즘과 구축한 DB에 따라 사업자가 살피는 것 자체가 검열"이라며 "앞으로 그러면 누군가가 우편물로 불법 착취물을 서로 공유하는 범죄가 발생하면 이재명 후보는 모든 국민의 편지봉투도 뜯어볼 계획이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어떤 의도인지와 관계없이 고양이 짤을 올렸는데 누가 들여다봐야 된다는 것 자체가 검열시도이고 통신의 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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