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당내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를 24일 만나 정권재창출에 의기투합했다. 지난 10일 경선 승리를 확정지은 이후 2주 만에 이뤄진 첫 회동에서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찻집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나 "품 넓게 모든 길을 수용해주고 정권재창출에 모든 일을 함께 해주겠다는 이 전 대표의 말씀을 현장에서 제가 실천으로 반드시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당이라고 하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에 이어 같은 DNA를 가지고 있는 하나의 팀원"이라며 "부족한 부분을 이낙연 전 대표로부터 채우고 수시로 조언을 받고 함께 정권을 재창출해서 국가의 미래를 지금보다 훨씬 더 밝게 활짝 여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생으로나 당의 활동 이력, 삶의 경륜, 역량에서 무엇 하나 부족함 없는 대표"라며 "제가 앞으로 민주당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과 미래를 위해서 정권재창출하는 데 고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전 대표도 이 후보의 경선 승리에 축하 인사를 건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나 보태겠다"고 화답했다.
이 전 대표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여러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말기를 호소드린다"며 "저를 지지해준 분들을 포함해서 경선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분들에게 제 마음을 다해 위로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오늘 모두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도록, 누구든지 마음에 남은 상처가 아물도록 당 지도자가 앞서서 노력했으면 한다"고 지도부에 당부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이 후보의 선대위 참여 요청에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고 밝히며 호응했다. 이 전 대표의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들이 선대위에 참여하는 방안도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당 경선이 마감된 지 14일 만에 이뤄진 승자와 패자의 회동은 전례에 비해 늦은 만남이지만, 상임고문으로 이 전 대표의 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이 후보와 민주당은 선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 전 대표와의 회동을 계기로 당내 급한 불을 진화한 이 후보는 조만간 경기도지사직을 사퇴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을 이어가며 친문 지지자 끌어안기를 모색할 계획이다.
다만 경선을 거치며 이 전 대표를 지지했던 친문 성향 당원들과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인 데다, '이 후보의 당선도 정권교체'라고 한 송영길 대표의 발언에도 당내 반발이 이어지는 국면이어서 '원팀' 순항을 점치기에는 일러 보인다.
당내 경선이라는 1차 관문을 빠져나온 이 후보로서는 중도층 견인으로 시급히 태세를 전환해야 할 처지이지만, 당 내부에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못한 상태라는 점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도 상당기간 이 후보를 위협하는 이슈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후보 측은 지난 주 '대장동 국정감사'를 선방했다고 자평했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데다 추가로 특검이 도입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경선 시너지 효과가 미미한 반면, 대장동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로 명명한 이 후보의 반격도 중도층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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