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학부모의 절반만 '교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찬성한다

'백신 접종 의무화'는 42%만 찬성...공화당 지지자 30%만 '마스크 착용' 찬성

초중고등학교 개학 시즌을 맞은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특히 만 12세 미만의 아동은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아동들과 교사들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방법이 마스크 착용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자유'라고 주장하며 학교 내 마스크 착용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대다수가 공화당 지지자들인 '마스크 반대' 학부모들은 지역의 교육위원회를 포함한 각종 회의에 몰려다니면서 집단 행동을 해 더 문제적이다. 플로리다, 텍사스 등 공화당 출신 주지사들도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못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정치적 압력까지 행사하면서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6명이 학생들과 교사들이 학교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하는 것에 찬성했다. 마찬가지로 10명 중 6명이 교사와 12세 이상 학생들의 코로나19 백신 의무 접종을 찬성했다. 과반 이상의 미국인들의 학교에서 엄격한 방역 수칙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에 찬성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응답 대상을 학부모로 좁히면 이런 해석이 불가능하다.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 중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찬성하는 응답자는 52%로 떨어졌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28%, 찬성도 반대도 아니라는 입장은 18%였다.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것에 대한 찬성은 더 떨어졌다. 학부모의 42%만 학생들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를 찬성했다.

학교내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에 대한 의견은 지지 정당별로 뚜렷이 양분됐다. 공화당 지지자 10명 중 3명만 마스크 착용에 찬성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 10명 중 8명이 마스크 착용을 찬성했다.

인종별로도 의견 차이가 확인됐다. 흑인 학부모의 3분의 2가 교사와 학생에 대한 마스크 의무화를 찬성한 반면 백인 및 히스패닉계 학부모는 절반 정도만 찬성했다.

미국 질병관리예방본부(CDC)는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이유로 이번 가을 학기 동안 학교 건물 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대부분 주에서 카운티나 학교들이 자체적으로 마스크 정책을 수립하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루이지애나 등 일부 주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반면 텍사스, 플로리다, 테네시 등 8개의 공화당 주에서는 오히려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금지하고 있다.

<AP통신>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NORC가 공동으로 실시한 이 여론조사는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성인 172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 범위는 ±3.2%포인트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미국의 최근 7일 일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5만1227명으로 올해 1월말 이후 7개월 만에 하루 평균 확진자가 15만 명을 넘겼다. 하루 사망자는 2주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 100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2일 유타주의 한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공청회에 참석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반대 입장을 밝히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는 학부모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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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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