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의 '빅 라이' 주장이 '빅 라이'다"

텍사스 등 16개주 공화당주 '투표권 제한'에 "21세기 짐 크로 공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인 13일(현지시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텍사스, 조지아 등에서 투표권을 제한하려는 노력에 대해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맹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오늘날 미국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에 있어 투표권을 억압하고 전복시키려는 시고,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자유에 대한 공격, 미국인으로서의 우리에 대한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투표권 제한 움직임에 대해 "21세기 짐 크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짐 크로법'은 남북전쟁 이후 1965년까지 공공장소에서 흑인과 백인의 분리와 차별을 규정한 법을 말한다. 투표하는 것을 어렵게 할수록 계급적으로는 저소득층, 인종적으로는 유색인종에게 불리하기 때문이다.

현재 공화당이 우세한 16개주에서 우편투표 등 지난해 선거에서 트럼프와 공화당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여겨지는 투표 방법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선거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연방의회에서 이런 제한을 막을 수 있는 선거법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상원에서 공화당 반대에 막혀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상원에서는 법안에 찬성하는 의원이 60명이 넘지 않을 경우, 반대하는 의원들이 법안 통과를 지연시킬 수 있는 필리버스터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특히 이날 트럼프가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이겼는데 바이든과 민주당이 이를 "도둑질 했다"면서 지난 대선을 "커다란 거짓말"(Big Lie)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트럼프가 주장하는) '커다란 거짓말'이야말로 '커다란 거짓말'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대선과 관련해 트럼프 측에서 수십 건의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을 통해 수십번의 변론이 열렸으나 모든 경우에 있어 "역사적 선거의 국가적 위업을 훼손할 만한 명분이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민주당이 연방의회에 제출한 투표권 보장 법안인 "국민을 위한 법(For the People Act)" 통과를 촉구했다. 그는 "공화당은 이 법의 토론조차 반대했다"며 "우리의 민주주의와 투표의 신성함을 시키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 우리는 이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우리는 2022년에 또 다른 시험대에 서게 될 것"이라며 "유권자 탄압과 노골적이고 지속적인 선거 전복의 새로운 물결에 맞서는 것을 지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텍사스 등 16개주, 선거법 개정 두고 민주당-공화당 치열한 '전쟁'

한편, 텍사스주 의회 내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이날 워싱턴DC를 방문해 연방의회에서 일부 공화당 지역에서 투표권을 제한하려는 입법 움직임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텍사스주 의원들은 또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렉 에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워싱턴DC로 떠난 민주당 주의회 의원들을 텍사스에 돌아오는 순간 체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텍사스주에선 의회가 투표를 통해 표결을 거부하는 의원을 추적해 체포할 수 있다.

이들 텍사스 민주당 의원들은 의결정족수를 미달시켜 법안 투표 자체를 무산시키겠다는 입장으로 회기가 끝날 때까지 텍사스로 돌아가지 않을 계획을 알려졌다. 현재 텍사스에서는 투표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30일짜리 특별회기가 진행 중이다.

텍사스 공화당은 이번 특별회기가 종료되면 민주당 의원들이 투표할 때까지 계속 특별회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 바이든 대통령이 13일 필라델피아에서 공화당의 투표권 제한 움직임에 대해 비판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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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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