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환호와 야유 동시에…갈수록 세지는 '트럼프 응집력'

[워싱턴 주간 브리핑] 트럼프, 최대 보수단체 CPAC서 연설…'트럼프 탄핵 찬성' 의원 공화당 경선 패배

미국의 보수세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양상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1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최대 보수 세력 연합인 CPAC(미국보수정치행동회의)에서 연설을 했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이번 CPAC 총회는 트럼프 퇴임 후 두 번째 행사다. 앞서 트럼프는 퇴임 직후인 지난 2월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CPAC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늘 5시 15분께 약 3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행사장을 꽉 채운 지지자들의 성원을 받으며 등장했다. 트럼프는 "사회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비판적 인종 이론가(CRT)들을 물리치겠다"며 상원과 하원, 그리고 백악관을 되찾기 위해 보수와 공화당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는 이날도 2020년 대통령 선거가 "사기"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청중들은 "4년 더"를 외치며 화답했다.

텍사스주에서 행사가 개최된 만큼 멕시코와 국경 장벽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는 국격을 미국 역사상, 어쩌면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재앙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이번 CPAC 행사를 통해 트럼프의 어젠더가 2022년 11월 있을 중간선거에서 보수진영의 주요 어젠더가 될 것임이 재확인됐다. 2박 3일 동안 열린 총회에서 이민정책, 인종주의에 대한 비판적 역사교육(Critical Race Theory), 백신 접종 반대 주장 등이 논의됐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CPAC 총회에서 쏟아진 백신 접종 반대론에 대해 "끔찍하다(horrify)"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CPAC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C-SPAN 화면 갈무리

물론 트럼프가 이처럼 환영을 받는 것은 열성 지지자들에게 국한된 이야기다. 트럼프는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이종격투기)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환호와 야유를 동시에 받았다. 트럼프는 이날 부인 멜라니아와 함께 좌석으로 이동하면서 청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지만 쏟아진 반응은 극명하게 나뉘었다.

트럼프 연내 복귀 방안 담은 '트럼프 카드' 참석자들 사이에서 돌아

한편, 행사 참가자들 사이에서 트럼프를 연내 복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담은 '트럼프 카드'가 돌아 눈길을 끌었다.

이 카드에는 2024년 대선 전에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방안으로 2022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선거를 이겨 트럼프가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뒤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탄핵하면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주최 측인 CPAC이 아니라 '애국자 SOAR'라는 단체에서 만들어 배포한 것으로 보인다고, <포브스>가 보도했다.

▲CPAC 행사장에서 참가자들 사이에서 돈 '트럼프 카드' ⓒ <포브스> 갈무리

트럼프 "의회 폭동 참가자들은 애국자"

트럼프는 또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1월 국회의사당 무장 폭동에 참석한 이들에 대해 "참가자들은 애국자였으며 일부는 부당하게 체포되고 수감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특히 폭동 과정에서 경찰의 총을 맞고 사망한 여성 참가자(전직 군인)에 대해 "순수하고, 멋지고, 믿을 수 없는 여성, 이 여성 군인의 머리에 총을 쏜 사람은 누구냐"라고 "사람들은 알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마치 폭동에 참가한 여성이 부당하게 살해된 것처럼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입장은 의회 폭동 당일과는 상반된 것이다. 당시 백악관과 정부 관료들을 취재한 작가 마이클 울프는 조만간 발행될 예정인 신간 <산사태>(Landslide)에서 트럼프가 의회 폭동을 보고 크게 걱정하며 "이 사람들이 누구냐? 내 지지자들이 아니라 민주당원들인 것 같다"고 참모들에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탄핵 찬성한 상원의원, 공화당 경선에서 패배

한편, 알래스카 공화당은 지난 10일 2022년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현직인 리사 머코우스키 상원의원이 도전자인 켈리 치바카에게 패배했다고 밝혔다. 머코스키 의원은 공화당 상원의원 중 대표적인 중도파로 지난 1월 의회 폭동을 이유로 제기된 트럼프의 두 번째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트럼프는 자신의 탄핵안에 찬성한 상하원 의원들에 대해 '응징'할 것을 지지자들에게 노골적으로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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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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