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카 "이방카, 아버지 배신하고 증거 검찰에 제공할 수도"

조카이자 심리학 박사 메리 트럼프 주장..."이방카는 잃을 게 많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장녀 이방카 트럼프를 자식들 중에서 제일 좋아하고 신뢰했다. 부동산 사업가일 때도 그랬고, 대통령이 된 후에도 자식들 중 이방카와 사위 제러드 쿠슈너만을 공식적인 참모(백악관 선임보좌관)로 지근거리에 뒀다. 트럼프 지지자들 중 대다수가 이방카가 트럼프의 정치적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트럼프의 유일한 조카인 메리 트럼프(임상 심리학 박사)는 6일(현지시간) 이방카가 아버지를 '배신'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메리 트럼프는 이날 <새로운 비정상>(The New Abnormal) 팟캐스트와 인터뷰에서 이방카는 아버지가 트럼프 재단의 비리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증거를 검찰에 제공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방카는 지난 2015년부터 2년 동안 트럼프 재단에서 부사장(vice president)을 맡았었다.

뉴욕 맨해튼 검찰청은 지난 1일 트럼프 재단과 재무책임자(CFO)인 앨런 와이셀버그를 사기, 중절도, 탈세, 사업 기록 위조 등 15가지 중범죄로 기소했다. 기소 대상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뉴욕 검찰의 최종 목표가 트럼프라는 사실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메리 트럼프는 이날 "(이런 주장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방카는 첫째, 잃을 것이 더 많고, 둘째, 의지할 것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녀의 남편의 가족은 매우 부유하다"고 말했다.

이방카의 남편 제러드 쿠슈너는 뉴욕과 뉴저지에 수십채의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쿠슈너 컴퍼니 CEO를 지냈다. 그는 쿠슈너 컴퍼니 창업자 찰스 쿠슈너의 장남이다. 원래부터 시아버지의 재산보다 적었던 아버지의 재산은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낭떠러지로 몰린 상태인데다, 자신도 트럼프 재단 부사장으로 범죄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다. 때문에 자신의 범죄 혐의에서 벗어나고 남편과 시가의 사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아버지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트럼프재단과 재무 책임자의 기소로 트럼프와 가족들도 위험 지대에 몰렸다는 분석은 검찰 출신 등 법조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전 뉴욕 브루클린 지방검사 신시아 아크슨은 MSNBC와 5일 인터뷰에서 "이방카 트럼프가 다음 타킷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와이셀버그 기소에 대해 "보통 검찰의 기소장이 이렇게 상세하지 않다"며 "검찰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또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면서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오른쪽)과 사위 제러드 쿠슈너. ⓒCNN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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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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