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퇴임후 '보복 투어'..."미국을 구하자. 백악관 되찾겠다"

오하이오에서 대규모 유세...독립기념일 맞아 플로리다서 유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5개월 만에 대규모 유세에 등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을 구하자(Save America)'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오하이오주 웰링턴 로레인 카운티에서 유세를 가졌다. 그는 "우리는 백악관을 되찾고, 의회를 되찾고 미국을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약 1시간 30분에 걸친 연설에서 "작년 대선은 조작됐고 실제로는 우리가 압승했다. 이는 세기의 사기"라며 '선거 사기론'을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가 이날 유세를 한 지역은 자신의 참모인 맥스 밀러가 출마하겠다고 밝힌 지역이다. 밀러는 이 지역의 현역 하원의원인 공화당 앤서니 곤잘레스 의원과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 곤잘레스 의원은 지난 1월 트럼프 지지자들이 벌인 의회 무장 폭동을 이유로 진행된 두번째 탄핵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던 10명의 공화당 하원의원 중 한명이다.

트럼프는 "맥스는 대단한 애국자이며 오하이오를 사랑한다"며 "그의 상대는 곤잘레스로 워싱턴 정가에서도 존경받지 않는 '관종 리노'(grandstanding RINO)라고 말했다. 리노는 '이름만 공화당원(Republican in Name only)'의 줄인 말이다. 이처럼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던 공화당 인사들을 찍어내기 위한 유세라는 점에서 CNN은 "보복 투어"라고 규정했다.

2022년 중간선거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공화당과 트럼프 사이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를 가늠하는 선거다. 대체로 정권 교체 후 첫번째 중간선거는 견제 심리 때문에 야당이 이겨왔다. 2020년에 대선과 상.하원 선거를 모두 패한 공화당 입장에서는 내년 중간선거를 통해 상원 다수당 지위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도 노려볼만하다고 선거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패해 연임에 실패한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출마 여부도 중간선거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통령들은 퇴임 후 현실 정치에서 한발 빼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인데, 트럼프는 이를 깨고 퇴임 직후부터 정치 재개 입장을 밝혀왔다. 트럼프 진영 내에서는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트럼프가 하원의장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원 다수당 의원들이 투표로 선출하는 하원의장은 반드시 하원의원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트럼프가 하원의장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트럼프는 독립기념일 전날인 7월 3일 플로리다주의 새러소타에서 두 번째 유세를 가질 계획이다. 유세 후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불꽃놀이 행사도 연다. 하지만 지난 24일 플로리다 마이애미 아파트 붕괴 참사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이 지역에서 대규모 유세와 불꽃놀이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26일 오하이오주에서 퇴임 후 첫 대규모 유세를 가진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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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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