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지하게 존 볼턴이 코로나 걸려 죽기 바란다 말해"

WP 기자들 신간 통해 폭로...트럼프, SNL 수사 압력 의혹엔 "가짜 뉴스"라 부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죽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기자들(야스민 아부탈렙, 데이미언 팔레타)이 쓴 책 <악몽의 시나리오, 역사를 바꾼 대유행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Nightmare Scenario: Inside the Trump Administration’s Response to the Pandemic That Changed History)에 이같은 내용이 실렸다고 23일(현지시간)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지난해 백악관 회의에서 지속적으로 바이러스 관련 농담을 했고, 때로는 감염된 사람들을 조롱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이 회의에서 기침을 참다가 결국 기침을 하자 바이러스 입자를 날리려는 듯 얼굴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긴장하자 트럼프는 "난 그냥 농담한 것"이라며 "래리는 결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는 낙천적인 태도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존 볼턴은...코로나19로 존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저자들에게 이 일화를 전달해준 제보자는 트럼프가 볼턴 관련 발언을 할 때 농담이 아니라 진지했다고 전했다.

볼턴은 트럼프에게 2019년 9월 '트위터 해고'를 당하면서 트럼프와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다. 볼턴은 지난해 6월 <그것이 일어난 방 : 백악관 회고록>이라는 책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외교 난맥상에 대해 폭로했다. 백악관은 이 책의 출판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실패했고, 볼턴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후 트럼프 정부는 볼턴을 상대로 직무상 알게된 국가 기밀을 누설했다는 이유 등으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조 바이든 정부는 이 소송을 최근 기각했다.

트럼프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2020년 2월 백악관 회의에서 해외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미국인들을 이송하는 문제와 관련해 이들을 테러용의자 수용소가 있는 쿠바 관타나모만에 격리시키자고 주장했다는 사실도 <악몽의 시나리오>에 담겨 있다.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 내용을 담은 이 책은 오는 29일 출간될 예정이다.

한편, <데일리 비스트>는 22일 트럼프가 자신을 조롱했다는 이유로 NBC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와 ABC '지미 키멜 라이브'의 진행자 지미 키멜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동원해 처벌이 가능한지 알아보라고 백악관 고문과 변호사들에게 요구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이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비난하면서 부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존 볼턴 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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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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