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동물의 체세포를 이용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유도 간(肝) 줄기세포'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유도 간 줄기세포는 체세포를 간세포로 직접교차분화시켜 만든 것으로, 이를 활용해 해독 작용과 약물 대사 등의 기능을 재현할 수 있다.
간은 우리 몸에서 약물 분해, 물질대사 기능을 담당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신약이나 식품 개발 과정에서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간 독성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연구진은 실험쥐 수컷과 암컷의 체세포를 이용해 각각 유도 간 줄기세포를 만들었고, 체외에서도 성공적으로 증식하며 주요 기능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암컷 유래 유도 간 줄기세포가 수컷 유래 줄기세포보다 간 기능 개선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유전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도 성별에 따라 여성과 남성의 간 크기, 기능대사, 약물 분해 능력이 다른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번에 개발한 유도 간 줄기세포를 성별 맞춤형 신약 개발의 독성 시험에 사용할 경우 그동안 별다른 대체물을 찾지 못해 사용됐던 실험동물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우장춘프로젝트 '돼지 고형 장기를 활용한 사람 생체모사 기능성 인공 간 개발' 과제를 통해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인 '바이오메드센트럴-줄기세포 연구와 치료(BMC-Stem cell Research & Therapy)'에 게재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류재규 동물바이오공학과장은 "이번 연구는 신약 개발 시 성별에 따른 약물 감수성의 차이를 고려해야 함을 보여 줬으며, 유도 간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대체시험법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돼지의 체세포로 유도 간 줄기세포를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해 산업재산권 등록을 완료했으며, 이를 동물 대체 시험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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